| 이 아침의 시 / 한창옥 |
| 입석과 좌석 한창옥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는 순간 유모차한 대가 밀고 들어온다 오이씨 같은 이빨 두 개가 보일락 말락 평화롭게 누워 있는 아가 무겁게 입 다물고 있던 엘리베이터 안 공기가 환해진다 좋겠구나 모두 입석인데 너만 좌석이네? 아니다, 누워 있으니 특별 침대석이 맞겠구나 아가를 지긋이 내려다보던 할머니 말에 대숲모양 둘러선 사람들이 가자미눈으로 아가를 내려다 본다 너도나도 소리 없이 웃는다 아마 이 순간이 최고의 행복이라는 것을 아는지 아가의 볼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엄마는 아가를 뱃속에 꼬옥 감싸 안고 있을 때 가장 대우를 받고 아가는 유모차 속에 있을 때 최고의 대우를 받을 것이다 엄마는 아가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 아가는 유모차에서 세상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함께 달리기를 해야겠지 넘어져 멍이 들 때도 있겠지 # 2010년 11월 18일 유엔인구기금(UNFPA:United Nations Population Fund)이 발간한 “2009년 세계 인구현황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출산율이 1.22명으로 세계 평균 2.54명의 절반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국가도 인구가 있어야 유지되는 것이지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 부부가 낳아야 하는 2.1명보다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랍니다.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고에 의하면 2010-2011년의 한국 잠재성장의 전망치는 연평균 4.0%에서, 2012-2025년에는 연 평균 2.4%로 잠재성장치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 중 가장 커다란 요인으로 고령화와 저 출산의 영향이라고 보고되었다는 군요. 시멘트와 철근으로 둘러싸인 아파트에선 옆집 아기 울음소리도 잘 들을 수 없지요.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마치 무거운 사명을 띤 사람들처럼 “무겁게 입 다물고” 서로 서로 눈을 맞추지 앉으려 비장하게 서 있곤 하지요. 그런데 “유모차한 대가 밀고 들어온다/오이씨 같은 이빨 두 개가 보일락 말락 평화롭게 누워 있는 아가”가 “엘리베이터 안 공기가 환해”지도록 변화 시킨답니다. 그 뿐인가요? “좋겠구나 모두 입석인데 너만 좌석이네?/아니다, 누워 있으니 특별 침대석이 맞겠구나?/아가를 지긋이 내려다보던 할머니 말에/대숲모양 둘러선 사람들이 가자미 눈으로 아가를 내려다 본다/너도나도 소리 없이 웃”으며 드디어 “무거운” 침묵으로 가득하던 엘리베이터 안을 미소와 눈 맞춤과 소통의 공간으로 바꾸어 놓는 거지요. 비록 “엄마는 아가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아가는 유모차에서 세상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함께 달리기를 해야겠지/넘어져 멍이들 때도 있”을 거에요. “입석”을 “좌석”의 삶으로 바꾸려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의 무한경쟁 속에서 타인과의 감정이입이 가능한 세상, 타인과 소통하는 세상,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어 갈려면 잊고 있던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세상을 만날 수 있어야 하지 않을 까요?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신구대학교수 dsseo@shingu.ac.kr) |
-'문화저널21'에서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菩提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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