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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사는 우체통>
바닷가 우체통에 한 마리 고래가 산다 뱃길마다 햇살 부신 지느러미를 깔고 그리움 얼마나 크면 등에 푸른 혹이 날까
오늘도 수평선 너머 귀를 여는 아침이면 돌고래 타고 온 기다림을 걷어 내고 짧은 밤 기척도 없이 기대앉아 읽고 있다
그 파도 사이사이 들려오는 하모니카 소리 어부의 안방처럼 한 폭 바다는 밀려와서 바닷가 빨간 우체통에 꼬리 붉은 고래가 산다
<김광순 시인의 약력> * 한남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 1988년 충청일보 신춘문예 당선 및『시조문학』추천완료 * 2003년 제13회 한국시조작품상 수상 * 시집『물총새의 달』 *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 대전시조시인협회 부회장.
이지엽 시인의 해설을 본다 시인은 바닷가 우체통에 한 마리 고래가 산다고 한다. ‘우체통’은 무엇이고 ‘고래’는 무엇인가. 빨간 우체통은 어부의 안방이다. 따스한 체온의 공간이다. 어부가 등 푸른 뱃길을 돌아 귀향하듯이 우체통에는 그런 따스한 인정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하모니카 소리’의 그리움과 ‘돌고래’의 기다림을 가지고 있는 우체통은 파도가 있어 결코 외롭지 않다. 그러기에 이곳에서의 기다림은 기다림이 아니다. 긴 밤도 오히려 짧으며 거기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게 파도 소리가 보내 주는 간단없는 노래를 듣고 있는 것이다. 그 곳은 바다와 파도의 푸른빛과 우체통의 빨강색이 선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고래도 ‘꼬리 붉은 고래’다. 빨간 우체통에 사는 고래이기 때문이다. 아니다 그 기다림과 그리움의 붉어짐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시인의 상상력이 기발해 보인다. 이 동화적이고 아늑한 공간의 실현은 시인이 꿈꾸어 온 ‘순수의 극점’과도 상통하는 공간이다. 이 극점에 도달하는 시간이 바로 ‘꼬리 붉은 고래’가 돌아오는 그리움의 공간에 머무르는 것이기에 주목이 된다.
<제주인뉴스 윤종남논설위원> -'세계로 열린 인터넷신문 제주인뉴스'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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