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이수광] 途 中

문근영 2013. 9. 17. 07:52

途 中

 

芝 峰 李 晬 光

 

岸柳迎人舞  안유영인무

林鶯和客吟  임앵화객음

雨晴山活態  우청산활태

風暖草生心  풍난초생심

景入詩中畵  경입시중화

泉鳴譜外琴  천명보외금

路長行不盡  노장행부진

西日破遙岑  서일파요잠

 

 

 

길을 가며 / 이수광

 

 

기슭의 버들은 사람을 맞아 춤을 추고

숲속의 꾀꼬리는 나그네의 읖조림에 화답하네

비가 개이니 산의 모습이 생생히 살아나고

바람이 따뜻하니 수풀이 절로 돋아나오네

풍경은 시 속에 든 그림과 같고

샘물 소리는 악보 밖에서 울리는 거문고 소리로다

길은 멀어서 가도가도 끝이 없는데

지는 해는 먼 산 경계를 찢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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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광 선생은 왕족출신이면서 조선 후기의 정치가이자 학자이고

조선 실학의 효시이기도 하다. 선생이 편찬한 [지봉유설]은

한국최초로 동서양의 문물을 융합시킨 [종합교양백과사전]이다.

16세기에서 17세기 중반에 살았던 시인으로서 이토록 구조적인

완성도가 높은 시를 썼다는 것에 대해 존경심이 인다.

간결하고 회화적이면서 극도로 압축된 표현은 마치

서양의 초현실주의 시를 예견하고 있는 듯 하다. 선생이 일찌기

서양문물을 접하고 받은 신선한 충격이 감지된다.

후대에 발표된 외국의 어떤 시들에 견주어 못할게 무엇인가.

이 아름다운 시를 세계의 언어로 번역해 알리지 못함이 안타깝다.

각운의 정형률에 따르면서도 각 행의 4번째 字를 세로로 읽으면

人客活生中外不盡 로서 앞서 열거된 자연과 대비된 인간역정을

표현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학문과 예술, 자연에 깃든 영구한

아름다움 속에 잠시 피었다 지는 유한한 인간의 고단한 여정을

노래하고 있다.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김다빛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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