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
양애경
납작해졌네
어제는 허물어진 고사떡 같더니
물기 마르고
살이 눌려서
차도 한가운데 벗어던진
갈색 모자같이 됐네
구겨진 골판지든지
오소리였는지
고양이였는지
어제도 알 수는 없었지만
피투성이의 뾰족한 털은 보였는데
납작해졌네
어제 흘러나왔던 피
머금었던 눈물도
모두 말랐네
그 아이,
생각은 어디에 떠돌고 있을까
어미의 가슴
깨물면 몽긋,
즙이 흘러나오던 젖꼭지
함께 부비작거리던 형제들의 감촉
낙엽 위에 고인 빗물의
서늘한 맛
이런 것들을 그리워하면서
아니면 생각조차 지워졌을까
그 위를 지나 질주하는 우리 몸 속
피가 고였다가
눈물이 고였다가
바싹 마르네
―『유심』(201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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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년전 즈음의 일이 되어버렸네
운동하기 딱 좋은 계절이라 저녁을 먹고나면 늘 팔거천변을 걸었는데
조금 걷다가 아기 고양이를 만났다
너무 자그만하고 약해서 맘이 안좋았지만 "나비야!!"를 몇 번 불러주고
'한 바퀴만 돌고 집에 가서 사료 좀 가져다 줘야지' 라고 생각을 하면서 돌아오는데
고양이의 힘든 목소리가 들렸다
멀찌감치서 보니 개 한 마리가 아기 고양이를 물고 놓아주지를 않고 있었다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그걸 지켜보고 있었고
"아저씨 제발 좀 말려주세요" 하면서 사정을 해봤지만
나쁜 아저씨는 개가 아주 잘한다는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얼마동안인지 고양이의 목덜미를 물고 있던 개가 땅에다 내려놓자마자
달려가서 만져보니 온몸은 개의 침으로 범벅이 되었고
아기 고양이는 숨이 돌아오지를 않았다.
그 광경을 보고는 도저히 운동을 할 수가 없어서 집으로 돌아와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하다가 어깨까지 들썩이면서 울었었다.
우리집 초롱이
한 식구가 된 지 8년
맨날 발치에서 잠을 자던 녀석이
그제밤엔 높은 곳에 올라가서 자리를 잡는 걸 보았는데
새벽 잠결에 어찌나 놀랬는지
고녀석이 내 배위에 떨어진 것이다
아마도 발을 헛디뎠거나...
밥을 먹을때면 엄마를 제 엉덩이 뒤에 앉혀놓고 먹는데
두어 번 먹다가 돌아보고 눈 마주치고 다시 먹고 하는 녀석이다
나중의 이별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초롱이는 길고양이들에 비하면 아주 호강을 하는 편이다
운전을 하다가 가장 놀라는 일이 로드킬...
운전대를 잡고 눈을 감을수도 없고
그 광경을 보자면 마음이 아파
'이놈들 제발 도로 위로 나오지 말지'
혼자 생각을 한다.
한때는 생명이었다가
납작해져버린 가엾은 영혼들에게
내 작은 마음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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