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송이는 나의 각角을 지운다/ 김종해
새해 첫날 아침
유리창으로 굵은 눈송이가 들이친다
바람은 눈송이를 이고 하늘로 오른다
나는 고층아파트와 함께 끝없이 하강한다
간밤의 어지러운 꿈속에서
제야의 종소리가 지워지고
공중에서 새해를 맞는 아침은 눈세상
각을 세운 세상 속으로 나는 하강한다
사선을 그으며 파닥이는 눈송이들의 율동
세상 속으로 연착륙하는 눈송이는
저마다 하얀 날개를 갖고 있다
가슴 속의 각을 지우고
시야에서 사라지는 눈송이
새해 첫날 아침 내리는 눈은
지상에 닿기 전에
내가 가진 세상의 각을 지우고 있다
—시집『눈송이는 나의 각角을 지운다』(문학세계사, 2013)
, ... .... ...... ...... ...... ............
옷을 간단히 입어도 되는
이 계절이 ‘나의 각角을 지운다’
이런 계절에 충고를 하다가 눈송이를 맞았다
분수를 지켜야지
모처럼 고요하게
‘나의 각角을 지운다’
석가무니에서 비롯된 휴일 덕분에 간만에 ‘나의 각角을 지운다’
**구부득고(求不得苦)
**원증회고(怨憎會苦)
설법의 날개를 드리우며
부처님 내리신 날
포지션 없는
'나'는 '각角을 지우'고
다시
각覺의 길을 떠난다 - 김선아
*구부득고(求不得苦): '얻고자 하나 얻지 못하는데서 생기는 괴로움'을 이르고 있다.
**원증회고(怨憎會苦) : 미운 사람, 싫은 것, 바라지 않는 일
(반드시 만나게 된다. 원수, 가해자, 아픔을 준 사람, 꼴도 보기 싫은 사람도 만나게 되며,
가난, 불행, 병고, 이별, 죽음 등 피하고 싶은 것들이 찾아온다.)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비매/김선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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