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이선영] 길 잃은 것들

문근영 2013. 9. 2. 11:45

길 잃은 것들/ 이선영


비 오는 날
대문 앞에
강아지 한 마리

쫓아도
가지 않고
발발 떨고 앉았다

젖은 털을
탈탈 털면서도
자꾸 나만 본다

주인 찾아 가라고
두고 문 닫으려니
너무 가여워

길 잃은 것들은
다 불쌍해
길 찾아갈 동안은

 

 


- 동시집『맞구나 맞다』(청개구리, 2012)
- 우리 카페 시하늘 '시집과 문예지' (2012.11.14) 게시물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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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보다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오늘같은 날
'길 잃은' 내가
'길 잃은' 사람을 만나러 가기 전

눈꼽 낀 채 일어나 목욕탕에서 매끌해져서

멀쩡한 듯 병동으로 간다

신경외과 7층 '길 잃은' 사람들의 소풍은

침대를 끌고 로비로 나오는 것이다

며칠 전까지 부러운 나들이었는데

울 아버지도 어제부터 잡고 부축해서 소풍을 나오신다

우리 선아는 옆으로 자라는 것 같다

농담하시며 배 잡고 웃으시는 게

왜 그리 좋은지, 내 살집이 잠시 뿌듯하다

깔끔하신 아버지의 유모는 정상!

나는 세상이라는 병동에서 '길 잃은 것' 

까진 발과 무릎

고름 난 배

뻐근한 어깨 뿐 아니라

출혈이 심한 곳을

신앙이라는  매스로 수술 받고 귀가했다

누가 우산을 챙겨주지 않으면

비를 줄줄 맞는,

'길 잃은' '강아지 한 마리'

잊었던 노란 장화 건네며

떨지 마라고 토닥이는,

나의 주인이 있으니 오늘 밤 안심하자-

후-

내일은 나도 '길 잃은 것들'!

불쌍히 여기고 싶다

'길 잃은 것들'끼리


- 김선아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비매/김선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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