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것들/ 이선영
비 오는 날
대문 앞에
강아지 한 마리
쫓아도
가지 않고
발발 떨고 앉았다
젖은 털을
탈탈 털면서도
자꾸 나만 본다
주인 찾아 가라고
두고 문 닫으려니
너무 가여워
길 잃은 것들은
다 불쌍해
길 찾아갈 동안은
- 동시집『맞구나 맞다』(청개구리, 2012)
- 우리 카페 시하늘 '시집과 문예지' (2012.11.14) 게시물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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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보다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오늘같은 날
'길 잃은' 내가
'길 잃은' 사람을 만나러 가기 전
눈꼽 낀 채 일어나 목욕탕에서 매끌해져서
멀쩡한 듯 병동으로 간다
신경외과 7층 '길 잃은' 사람들의 소풍은
침대를 끌고 로비로 나오는 것이다
며칠 전까지 부러운 나들이었는데
울 아버지도 어제부터 잡고 부축해서 소풍을 나오신다
우리 선아는 옆으로 자라는 것 같다
농담하시며 배 잡고 웃으시는 게
왜 그리 좋은지, 내 살집이 잠시 뿌듯하다
깔끔하신 아버지의 유모는 정상!
나는 세상이라는 병동에서 '길 잃은 것'
까진 발과 무릎
고름 난 배
뻐근한 어깨 뿐 아니라
출혈이 심한 곳을
신앙이라는 매스로 수술 받고 귀가했다
누가 우산을 챙겨주지 않으면
비를 줄줄 맞는,
'길 잃은' '강아지 한 마리'
잊었던 노란 장화 건네며
떨지 마라고 토닥이는,
나의 주인이 있으니 오늘 밤 안심하자-
후-
내일은 나도 '길 잃은 것들'!
불쌍히 여기고 싶다
'길 잃은 것들'끼리
- 김선아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비매/김선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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