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의 사막
문인수
눈에, 두어 알 모래가 든 것 같다.
안구건조증이다. 이럴 땐 인공누액을 한 두 방울
‘점안’하면 한결 낫다. 이건… 마음의 사막이 몰래 알슬어 공연히 불러들인 눈물이다, 하긴,
사람의 눈물은 모두 사람이 만드는 것. 그 눈물 퍼 올려
너에게로 가야하는 메마른 과목이 있다.
“눈에 밟힌다”는 말은 참 새록새록 기가 막힌다. 그 누군가를 하필 가장 예민한 눈에다 넣고, 그 눈으로 자주, 사무치게 자근자근 밟아댔을 테니,
어찌 아프지 않았겠나, 눈앞이 정말 깜깜하지 않았겠나, 그래, 눈물 나지 않았겠나.
그리운 사정을 이토록 가슴에 박히는 듯 압축한, 극에 달한 절창이
세상 어디에, 언제, 또 있을까 싶다.
그러나 눈에, 그 엄청난 황사를 설마 다 몰아넣고 그걸 또 남김없이 밟으며 끝까지 헤쳐 갔겠는지… 아무튼, 사람의 눈물은 실로 무진장해, 그 강물
그 눈에, 방울방울 댔을 거다. 그러니까, 낙타는 제 눈 속의 배다. 하지만 본래,
도저히 가닿을 수 없는 것이 그리움 아니냐. 눈에, 눈물은 또 여물처럼 모래를 씹는 짐승,
그 슬픔 건너는 길이었을 것이다.
-출처 : -웹 월간詩 젊은시인들8『분홍분홍』(포엠포엠,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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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인도 나이가 들었다는 이야기를 시를 통해 말하고 있고
나이 들면 간혹 찾아오는 ‘안구건조증’ 이야기를
‘눈 속의 사막’이라는 시편에서
오감의 언어를 맛깔나게 구사하여
누구보다 실감나게
누구보다 절실하게
누구보다 맛있게 다루고 사용하고 있다
대단한 오감이다
여러 시집에서 읽지만 그는 오감으로 쓰는 시인이다
이렇게 시를 쓰려고 무던히도 갈고 닦은 세월이 그에게도 있었다
하루아침에 맛깔 나는 시가 쓰여졌겠는가?
안구건조증에 걸리면 눈에 모래알이 두어 개 든 것처럼
눈이 까칠하고 아프고 서걱댄다
여간 귀찮지 않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점안하면 한결 나아지지만
이것도 눈물의 일종이다
안구건조증이 불러들인 인공눈물이다
‘눈에 밟힌다’라는 표현이 이 시편에서는 절창이다
예민한 눈 속에서 일어나는 안구건조증의 현상이
마치 눈에 밟히는 것과 같았으니
이런 표현을 활용하는 것도 대단한 안목이다
어찌 아프지 않았겠나,
눈앞이 정말 깜깜하지 않았겠나,
그래, 눈물 나지 않았겠나.
이런 하소연은 정말 자연스럽다
모래라더니 어느 새 슬그머니 사막이 등장하고 낙타가 등장한다
눈 속의 작은 일에 관련되는 이야기를 광의로 넓혀
언어를 가지고 논다
오랜만에 살아있는 시 한편 읽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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