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우영규] 뾰족한 밤

문근영 2013. 8. 28. 12:03

뾰족한 밤

 

우영규

 

 

지금 뭐 하느냐고?

 

너무 걱정하지 마라, 촉 등 하나 밝혀놓고

 

밤이 일찍 무너지지 않게 잘 떠받치고 있다.

 

그대는 애타고 나는 여유롭다.

 

밤이 공중에서 뾰족하다.

 

밤은 밤 아닌 때가 없구나.

 

그대는 한가하고 나는 뜬눈이다.

 

 

 

-출처 : 『대구의 詩』(대구시인협회, 2012)

--------------------------------------------------------------------------------------

 

촛불이든 호롱불이든 불꽃의 끝은 다 뾰족하다

밤을 견디고 밤을 샐 만큼의 여력이 초 하나에, 호롱 하나에 있지는 않지만

멀리서 걱정을 물어오면

뾰족한 밤과 함께 하는 화자는

아무 걱정 없다고 대답하겠지

뾰족한 밤이라 명명한 화자의 능청도 능청이지만

새로운 발견이라 해도 좋겠다

나만의 공간에서 뾰족한 밤을 즐기는 입장이고 보면

여간 여유롭지 않을 수 없다

만상이 다 내 것이고

만상을 비추는 뾰족한 불 끝과의 어울림이 좋고

그 밝음을 통해서 내 마음을 비워 가는데

마음은 자유천지다

이제는 더더욱 밤은 공중에서 뾰족하다고 한다

어둠을 밝히는 뾰족한 불꽃이 있는 밤의 모습을

화자는 또 이렇게 능청으로 달변을 한다

불꽃이 있는 한 밤은 계속된다

불꽃과 뾰족한 밤은 한 몸이 된다

잠들지 않는 맑은 영혼을 생각한다

밤을 밝히는 뾰족한 불꽃의 한가로움과

맑은 영혼으로 승화하려는 화자의 갈등을 읽는다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가우/박창기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