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의 묵호항/ 이애리
소금기 절은 육신으로 해안도로 달리면
번져오는 바다 해무 껴안을 수 있을까
묵호항 방파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썩어 문드러지는 게 어디 바다뿐이겠는가
해돋이마을 사람들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시커먼 울음 컹컹 뱉으며 파도는 처박히고
물고기들, 더 이상 산란하지 못한다
개발논리 정당성을 앞세워 물꼬를 가로막고
아침에 '가장 먼저 해 뜨는 집' 팻말 건 모텔
치즈냄새가 나는 '시드니, 라메르' 카페들
방파제를 끌어당겨 장삿속을 채우고 있다
지금 묵호항은 수태하지 못한다
등대 불빛만 절절할 뿐, 무배란기다
- 시집『하슬라역』(2011, 시와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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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을 한 번 뵈었을 뿐인데
고향 언니같은 느낌이 든다.
유년이 그려지는 고향에 대한 애정,
부모님, 강원도 풍경,
개발에 대한 헛헛함,
여성으로서 동질감이
그녀의 시에서 느껴지기 때문이다
요즘 마음을 차지한 '태'를 타고
이 시가 찾아왔다
5년 전쯤이었나
묵호항 언덕이 고향인 친구를 만나러 갔을 때
묵호공원 공사 막바지 작업 중이었다
친구가 좋으니 거기도 좋았지만
공원보다 바다의 손을 잡고 싶었었다
고결하지 않은 우리를 품어준
자연의 자궁!
곧 성탄절이다
존재를 걸어 진리를 말한 댓가로
비명횡사하는 아들의 최후를 목격한 여인!
원망없이 순종하는 마음으로 견뎌낸
성모 마리아의 태!
그리로 들어간다
며칠 후
썪어 문드러지는 세상의 태를 풀고자
고통의 생으로
마지막 십자가를 향해
이 땅에 오실 아기 예수!
해맑게 한 켠을 내어준다
-김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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