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알 속 우주 한 그루/ 복효근
언젠가 단감을 깎아먹고
그 씨알 하나를 세로로 쪼개어본 적이 있다
씨알 속에는 길이 1센티도 안 되는
뽀얀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느낌표 같은 나무의 줄기에 두 개의 앙증스런 잎사귀가
화살표의 형상으로 이미 하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
화살표 이 쪽으론
한 하늘 가득 창창히 뻗어오를 감나무의 전 생애와
한 그루 감나무가 걸어갈 수억 년이,
화살표의 저쪽으론 또
감나무가 걸어온 수억 년이
그 작은 씨알 속에 압축되어 있었다
그 속에
수억 년 전의 감나무 아래서 감을 따는 나와
또 수억 년 뒤의 감나무 아래서 감을 따는 내가
태반 속의 아이처럼 매달려 있었다
무시무종無始無終
우주가 잠시 비밀을 들켜주는 순간
- 시집『새에 대한 반성문』(시와 시학사,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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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 때문에 만났다.
처음엔 시였고
그 다음엔 시와 함께 있는 사람이었다
시로 통함
11월 24일 시바다여행
누가 알까 무서운, 초쾌적 승차감 속에
큰 목소리! 작은 것에도 깔깔깔하는 우리 세 여인의 동질감 속에
(남들은 수다라 할 지 몰라도 나는 수다를 가장한 시적 대화라 여김)
물인심은 박해도 바다첫술을 하곤 하는 화진 휴게소를 거쳤다.
야생화에 뺏겨버린 그녀를 잠시나마 반갑게 만난 곳.
블루로드 1코스 자체도 새 경험이지만
비매에게는 새얼굴인 '별자리 부자'가 함께 하니 더 새로웠다.
아들을 사랑하는 진심이 느껴졌던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아들을 셀파라 부르며 가볍게 올라가셨다.
우리에게 카리스마 있게 설명한 후
차량으로 이동---> 다음 지점으로 식량을 갖고 오신 프로듀서께서는
내가 '바닷바람 부는 산'을 온전히 느끼려고 감각을 세우고 있을 때
혼자서 무슨 사색을 하셨을까? 모른다^^
희안하게 바람이 안 부는 곳에서
희안하게 돼지 냄새가 안 나는, 명동식육식당표 그것을 먹으니
하! 행복했다!
점심기여도 1위의 프로듀서 사모님표 숭늉과 함께
기여도 2위, 푸른 전투식량과 함께! (아래사진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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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총무님께서 깎아주신 감을 먹다가
이 시를 떠올린 여름안개님 덕분에
'수억 년 전의 감나무 아래서 감을 따는 나'를 만나고
속엣눈물이 울컥했던 이야기까지 하는 게 목표였는데 부도를 낸다.
(금요일 밤부터 하루 3시간밖에 못잔 저를 이해하소서* 내일 다시 뵙지요**비매 감씨 속으로 들어갑니다.)
쏘옥!
- 김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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