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복효근] 씨알 속 우주 한 그루

문근영 2013. 8. 20. 09:55



씨알 속 우주 한 그루/ 복효근



언젠가 단감을 깎아먹고

그 씨알 하나를 세로로 쪼개어본 적이 있다


씨알 속에는 길이 1센티도 안 되는

뽀얀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느낌표 같은 나무의 줄기에 두 개의 앙증스런 잎사귀가

화살표의 형상으로 이미 하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

화살표 이 쪽으론

한 하늘 가득 창창히 뻗어오를 감나무의 전 생애와

한 그루 감나무가 걸어갈 수억 년이,

화살표의 저쪽으론 또

감나무가 걸어온 수억 년이

그 작은 씨알 속에 압축되어 있었다

그 속에

수억 년 전의 감나무 아래서 감을 따는 나와

또 수억 년 뒤의 감나무 아래서 감을 따는 내가

태반 속의 아이처럼 매달려 있었다


무시무종無始無終

우주가 잠시 비밀을 들켜주는 순간




 - 시집『새에 대한 반성문』(시와 시학사,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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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 때문에 만났다.


처음엔 시였고

그 다음엔 시와 함께 있는 사람이었다

시로 통함

11월 24일 시바다여행


누가 알까 무서운, 초쾌적 승차감 속에

큰 목소리! 작은 것에도 깔깔깔하는 우리 세 여인의 동질감 속에

(남들은 수다라 할 지 몰라도 나는 수다를 가장한 시적 대화라 여김)

물인심은 박해도 바다첫술을 하곤 하는 화진 휴게소를 거쳤다.

야생화에 뺏겨버린 그녀를 잠시나마 반갑게 만난 곳.


블루로드 1코스 자체도 새 경험이지만

비매에게는 새얼굴인 '별자리 부자'가 함께 하니 더 새로웠다.

아들을 사랑하는 진심이 느껴졌던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아들을 셀파라 부르며 가볍게 올라가셨다.


우리에게 카리스마 있게 설명한 후

차량으로 이동---> 다음 지점으로 식량을 갖고 오신 프로듀서께서는

내가 '바닷바람 부는 산'을 온전히 느끼려고 감각을 세우고 있을 때

혼자서 무슨 사색을 하셨을까? 모른다^^

희안하게 바람이 안 부는 곳에서

희안하게 돼지 냄새가 안 나는, 명동식육식당표 그것을 먹으니

하! 행복했다!

점심기여도 1위의 프로듀서 사모님표 숭늉과 함께

기여도 2위, 푸른 전투식량과 함께! (아래사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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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총무님께서 깎아주신 감을 먹다가

이 시를 떠올린 여름안개님 덕분에

'수억 년 전의 감나무 아래서 감을 따는 나'를 만나고

속엣눈물이 울컥했던 이야기까지 하는 게 목표였는데 부도를 낸다.




(금요일 밤부터 하루 3시간밖에 못잔 저를 이해하소서* 내일 다시 뵙지요**비매 감씨 속으로 들어갑니다.)


쏘옥!



- 김선아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비매/김선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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