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문혜진
내 몸 한가운데 불멸의 아귀
그곳에 홍어가 산다
극렬한 쾌락의 절정
여체의 정점에 드리운 죽음의 냄새
오랜 세월 미식가들은 탐닉해왔다
홍어의 삭은 살점에서 피어나는 오묘한 냄새
온 우주를 빨아들일 듯한
여인의 둔덕에
코를 박고 취하고 싶은 날
홍어를 찾는 것은 아닐까
해풍에 단단해진 살덩이
두엄 속에서 곰삭은 홍어의 살점을 씹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젊은 과부의 아찔한 음부 냄새
코는 곤두서고
아랫도리가 아릿하다
중복 더위의 입관식
죽어서야 겨우 허리를 편 노파
아무리 향을 피워도 흐르던
차안(此岸)의 냄새
씻어도
씻어내도
돌아서면 밥 냄새처럼 피어오르는 가랑이 냄새
먹어도 먹어도
허기지는 밥
붉어진 눈으로
홍어를 씹는다
- 시집「검은 표범 여인」(민음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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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진 시인이 홍어가 사는 곳이라 표현한 '내 몸한가운데 불멸의 아귀'는 집단 무의식의 일종이다.
더 자세하게는 여성의 주기적인 업이라고나 할까?
격렬한 쾌락은 살아있음을 강렬하게 느끼게 해주며
욕망은 정직하지만 그것에 탐닉하거나 길들여질수록 홍어 냄새가 난다
욕망으로 인해 내가 있게 되었고 또 그것은 평생 나와 함께 한다.
99도씨의 물이 부글거리기 시작하며
두껑이 들썩거리 듯
그것이 홍어이건, 삼합이건, 매화건
때가 되면 냄새가 나고 부풀어 오른다.
추석에 삼합과 차가운 술을 곁들이고, 일생에 가장 심하게 체해서
앞으로 술 안 마신다 가족에게 자!진!다!짐!해 놓고
일주일 후 서울서 만난 반가운 벗과 맥주잔을 즐겁게 기울였다.
홍어만은 지금 생각으론 향후 몇 년간 안 먹을 것 같다.
경전으로
또 시로
순수를 물들여도
청국장에 가스 차듯 옹기가 빵빵한 날,
먹어도 먹어도
허기지는 날에
문드러진 피부로
소주를 마신다.
바다에서 뭍으로 올라온 지 십년, 이십년, 삽십년,......
톡 쏘는 냄새가 안 난다면
이승의 사람이 아닐지도!
-김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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