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학적인 삶 / 김 언
미안하지만 우리는 점이고 부피를 가진 존재다.
우리는 구이고 한 점으로부터 일정한 거리에
있지 않다, 우리는 서로에게 멀어지면서 사라지고
사라지면서 변함없는 크기를 가진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대칭을 이루고 양쪽의 얼굴이 서로 다른 인격을 좋아한다.
피부가 만들어 내는 대지는 넓고 멀고 알 수 없는
담배 연기에 휘둘린다. 감각만큼 미지의 세계도 없지만
3차원만큼 명확한 근육도 없다. 우리는 객관적인 세계의
명백하게 다른 객관적인 세계를 보고 듣고 만지는 공간으로
서로를 구별한다. 성장하는 별과 사라지는 먼지를
똑같이 애석해하고 창조한다.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나왔지만
우리가 만들어 낸 자연을 부정하지 않는다. 아메바처럼
우리는 우리의 반성하는 본능을 반성하지 않는다.
우리는 완결된 집이며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우리는 주변 세계와 내부 세계를 한꺼번에 보면서 작도한다.
우리의 지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 채 고향에 있는
내 방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찾아간다. 거기
누가 있는 것처럼 방문을 열고 들어가서 한 점을 찾는다.
— 2009년 <현대문학> 1월호 발표, 2009년〈미당문학상〉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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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과학은 닮았다.
-철학의 끝에는 과학이 있고
과학의 꼬리는 철학이 물고있는, 태극처럼>
미안하지만 찰라의 점이 영원이라는 부피로 연결된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 - 위치가 정확하게 측정될수록 ‘운동량의 퍼짐(불확정도)’은 커지게 되고
반대로 운동량이 일정하면 위치의 불확정함은 커지는 - 의 아이러니가 삶에도 적용되니
작은 게 가장 크고
큰 것은 비루하다.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된다는 경전의 말은
'선과 악'같은, 평행적 해석과는 다르며
다중론에 가깝다.
(예로)
인간이 살 수 없는 물 속이
물고기에게는 공기이며
(더 엄밀히 보면)
물에도 공기가 녹아 있고
공기에도 물이 녹아 있다.
(더 자세히 보면)
체크무늬들이 휘어져
우리를 흔들고 있다.
물방울과 공기가 서로 파고들어서
촘촘하게 얽힌 무늬!
허공이면서 빈틈없는!
시인의 말처럼 구별되는 ‘서로 다른 대칭’들이 서로 좋아 얽혀 춤추고 있다.
이 글을 쓰면서 읽는, 읽으면서 쓰고 있는 그대여!
확정하려 들거나 판단하지 말며
또한 결론내려 하지 마라.
보이는 것은 선명한 안개일 뿐, 저 깊숙이
보이진 않으나 영원을 움직이는 실재가 있다.
우리의 고귀한 뇌로 욕망을 합선시켜
죄책감의 스파크를 일으키느라
'이미 완전한 나'을 놓치고 있다.
주변이 나이고
내가 주변이며
처음부터 나는 없었다.
나와 ‘또 다른 나’인 그대!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손잡고
지금 이 찰라를 춤추어 영원이 되라
-김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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