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뭄
이규리
밤사이 못이 하나 없어져
그걸 네가 데리고 간 줄 알겠다
새가 부리로 찍어 날랐다면 삼천만 번,
한 사람을 개과천선하고도 남았을 삼천만 번,
혹 사랑이 그렇게 돌아올까
돌아오면 그게 사랑일까
새는 한 방울씩 찍어 날랐겠지만
사라진 건 송두리째다
네가 데려가지 못한 물이 여기 어딘가 남아 있을 것이다
못물 다 말라도 그곳은 여전히 늪이어서
빠져나오지 못한 실족이어서
마음 약한 사람은 없는 허공에
기대어 살기도 한다
-좋은 시를 찾아서 (대구신문 2013.7.23)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김양미 원글보기
메모 :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스크랩] [김행숙] 떨어뜨린 것들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35) (0) | 2013.07.27 |
|---|---|
| [스크랩] [심언주] 비는 염소를 몰고 올 수 있을까 (0) | 2013.07.27 |
| [스크랩] [이영광] 전생의 비유 (0) | 2013.07.26 |
| [스크랩] [반칠환] 포장육의 가계사 (0) | 2013.07.26 |
| [스크랩] [이수익] 천년의 강 / 문門 (0) | 2013.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