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박창기
햇살이 통통 튀어 와 담 밑에 앉는다
자리를 깔고 따끈한 아지랑이 한 컵 내놓는다
손가락을 녹이고 등을 덥힌다
다리를 슬그머니 풀더니 눈꺼풀을 내린다
무너지는 건 순간이다
참 맛있겠다
―시집『나무가 걸어오네』(그루, 2012)
여름 사랑
박창기
소나기처럼 너를 적시고 싶다
기웃거리지 않고
알리지 않고
갑자기
네 살 내음에 뛰어들어
경쾌한 리듬이 되고 싶다
칙칙한 여름을 걷어내고 싶다
―시집『나무가 걸어오네』(그루, 2012)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맑은 바람/백향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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