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함께읽기

[스크랩] 성인(聖人)의 외부(外部)와 내면(內面) [박석무]

문근영 2013. 5. 25. 01:34

 

성인(聖人)의 외부(外部)와 내면(內面)

  학자 군주 정조는 참으로 학문을 좋아했습니다. 아무리 바쁜 생활에서도 틈만 나면 학문이 높은 신하들을 불러 학문에 관한 토론을 멈춘 적이 없었습니다. 다산이 벼슬을 시작한 때가 28세이던 1789년입니다. 봄에 문과에 급제하여 정식으로 임금을 섬기며 정책을 세우고 학문을 강론했습니다. 아마 그해 가을이나 겨울에는 수시로 임금의 주문에 따라 많은 대책(對策)을 임금에게 올려 바쳤습니다. 성적을 발표한 결과는 대체로 다산이 수석을 차지하곤 했습니다. 정조가 『중용』에 대하여 물었습니다. “저는 일찍이 『중용』은 실제로 『논어』의 향당(鄕黨)편과 서로 표리(表裏)가 된다고 여겨왔습니다. 그 이유는 향당편은 성인(聖人:공자)의 위의(威儀)와 문사(文辞)가 외부에 드러난 것으로 말하였고, 『중용』은 성인의 도덕이 내부에 충만한 것을 가지고 말하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인의 내부에 쌓인 것을 알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중용』을 버리고 어떻게 하겠습니까.(「중용책(中庸策)」)”라는 독창적인 답안을 제출한 사람이 다산이었습니다.

  제자들이 공자의 일동일정(一動一靜)을 빠짐없이 기록하여 일상적인 생활에서 공자께서 행동과 처신을 어떻게 하였나를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이 『논어』의 향당편이라면, 공자의 손자로 가정에서부터 공자의 내면까지 들여다보았던 자사(子思)는 『중용』이라는 책을 지어 공자의 성(性)‧천도(天道)‧도덕 등 사상의 정수(精髓)와 온오(蘊奧)를 제대로 알고 기록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은 “공자님의 위의(威儀)와 문사(文辞)는 알아볼 수 있으나 내면의 성(性)‧천도(天道)에 대한 말씀은 들을 수 없다.”라고 했던 말이 그 때문에 나왔다고 다산은 말했습니다.

  다산은 정조에게 더 부연해서 설명합니다. “배우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향당편을 읽고 외부로 나타난 위의와 문사를 제대로 체득하고, 『중용』을 읽고서 함축된 도덕을 펼칠 수 있다면 공자라는 성인을 배우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라고 답하여 공자의 겉과 속인 향당편과 『중용』을 제대로 이해하여 실천한다면 공자를 제대로 배울 수 있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이런 다산의 주장에서 우리는 참으로 많은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공자의 일상생활에서의 삶의 자세와 태도는 향당편을 통해 배워야 합니다. 앉을 때, 일어설 때, 식사할 때, 잠을 잘 때, 시골에서의 생활, 조정에서의 생활, 손님을 만나고 제자들을 대할 때, 어떻게 해야 바르고 옳으며 정당한 행동인가를 거기에서 배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가장 모범적인 일동일정을 배우며, 또 심성(心性)‧천도(天道) 등 인간의 내면, 곧 마음씨의 활용인 용심(用心)과 착한 성품에 따르는 솔성(率性)의 문제는 『중용』에서 배운다면 인간의 능사(能事)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어떻게 행동하면서 살아가야 하고 어떻게 해서 인간의 도덕성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가장 큰일입니다. 그게 풀려야 성인의 수준에 오른다는 것이 다산의 뜻이었습니다. 금전에만, 권력에만 매료된 우리 인간들, 다산의 지혜대로 행동과 도덕성이 올바르게 발휘되는 문제도 심사숙고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박석무 드림

 
      
  
출처 : 이보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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