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스크랩] 무심코 뱉은 한마디 말의 무게

문근영 2012. 11. 6. 18:09

부처님이 슈리-바스티의 기원정사에 계실 때였다 존자
사리불은 빔낮으로 세 차례씩 천안으로 세상을 살피면서 제도
할 만한 일이 있으떤, 곧 그 자리에 가서 제도했다.
어느 날, 장사꾼들이 장사하러 다른 나라로 떠나면서 개 한
마리 를 데리고 갔다 도중에 장사꾼들은 피곤해서 잠을 갔다.
이때 배고왔던 개가 장사꾼들이 가지고 가던 고기를 훔쳐 먹었
다 힌숨 자고 일어난 그들은 고기가 없어진 걸 보고 잔뜩 화가
나서 개를 두들겨 패 주었다 이 바람에 개는 다리가 부러졌고,
그들은 빈 들에 개 를 버린 채 길을 떠났다.
이때 존자 사리불은 그 개가 땅에 쓰러져 굶주리고 괴로워
신음히면서 거의 죽게 된 것을 살펴 알았다- 그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밥을 빌었다. 얻은 밥을 가지고 성
을 나와 굶주린 개한테 가서 밥을 주었다 개는 그 밥을 먹고

생기가 똘자 기뻐하며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사리 불은 이 개 를 위해 좋은 법 문을 자세히 들려 주었다- 개
논 이 내 목숨이 다했고 슈라바스티 의 한 tl~라문 집 에 다시 터1
어났디
시리 불은 홀로 다니면서 걸식을 했다 바라문이 그를 보고
물었디
촌자께서 는 홀로 다니시 는데, 시 중드는 사미가 아무도 없
으십니까?"
‘·내게 는 사미가 없습니다. 당신에게 는 아들이 있다는 데. 내
게 줄 수 없겠습니까?"
’‘내게 균제 YcJ해 라는 아들이 하나 있긴 하지만. 아직 나이가
어 려서 섬부름을 시키지 못할 것입 니다‘ 앞으로 좀 더 자라면
존자께 출가케 하도록 하지요 "
사리 불은 그 말을 듣고 마음에 새 겨 두었다 그리 고 그 아이
가 일곰 살이 되었을 때 사리볼은 다시 바라문에게 가서 그 아
들을 청했다. 바라문은 곧 그 아들을 사리 불에게 맡겨 출가시
켰디
사리 불은 그 아이 를 제타 숲으로 데리 고 가서 법문을 차례차
례 일러 주었다 그는 마음이 열 리 고 뜻이 풀려 아라한이 되었
다‘ 여 섯 가지 신통력이 트이고 공턱을 두루 갖추게 되었다
이때 사비 균제 는 처음으로 도를 얻은 후‘ 자신의 혜안으로

지 나간 세상일윤 팔이켜 보았다
.나는 본 래 어떤 업 을 지어 현재의 몸을 받았으며, 거 룩한
스승윤 만나 아피 한이 될 수 있었을까?’
그간 자신의 선 생 을 살펴보다가‘ 한 마리 개였 던 자신이 스
승 사리 불 존지의 은혜 로 이 봄을 받아 도를 얻게 되었디든 시-
시 으 이아다
22 근 λ.A- I
그는 환희심이 솟아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나논 스승의 고마운 은혜 플 입 고 짐승의 괴 로움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이제 는 이 목숨이 다할 때까지 스승을 잘 모시 고
언제까지나시마 로 있으면서 큰 계 (11 Ft'게 )는 받지 않으리라’
이때 아난다가부처님께 말씀드 렸디-
“세 존이시여, 저 균제 사\1 1 는 전생에 어떤 나쁜 엽 을 지었기
에 기} 봄을 받았으며‘ 또 어떤 착한 일을 했기에 해탈의 경지 에
이 르렀는지 알 수 없습니디 ‘’
부처님은말씀하셨다
”그 옛 날 카샤파 부처님 시 절 에 여러 비 구들이 한곳에 모여
살았었디 어떤 11] 구는 음성이 밝고 낭랑해 범피11(부처 남의 공 녁
을 친양하는 노 래 )룹 잘 불렀으므로 사람들이 모두 즐겨 들었다
그러나 한 늙은 비 구는 니이가 많아 음성이 둔틱해서 범패 는
잘 부르 지 못했지 만 항상 노 래 를 부르며 혼자서 즐겼다. 그리
고 이 늙은 비 구는 아라한이 되어 수행자의 공덕 을 온전히 갖

추고있었다
어 느 날 음성 이 고운 젊은 비구가 노비 구의 둔탁한 범패 소
리 를 듣고 조콩했다
‘스님의 음성은마치 개 짖는소리 같습니다’
노비구는 그를 불러 물었다
‘ 그대 는 나를 알고 있는가?’
‘저 는 스님을 잘 압니다. 카샤파 부처님의 제자지요 ’
노비구논 의연히 말했다
.나는 이미 아라한이 되었고, 사문의 위엄과 법 도를 온전히
갖추었느니라’
젊은 비 구는 이 말을 듣자 두려운 생각이 들면서 온몸이 굳
어지려고 했다. 그는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참회했다- 노비 구
는 그 참회 를 받아 주었다. 젊은 비 구는 덕 있는 노비 구를 깔보
고 조롱한 과보로 개의 몸을 받았고, 집을 나와 청정하게 계 율
을 잘 지키었기 때 문에 해 탈을 얻게 되었느니라 ”
〈현우경〉 사미균제품i

 

〈사미율의”뼈 11’ fh>를 배우면서 처음 이 옛일을 들었을 때 믿기지
않았디 겁주느라고 하는 소리거니 생각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제
는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 뒤의 일이 더 큰 사실로 느껴져서 인지 그
진실성에 믿음이 간다. 인간끼리는 더 말힐 것도 없고. 모든 생물에
대해서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의 탈을 쓰고 개도
못할 짓을 마음대로 저지르는 것을 볼 때‘ 우리는 다른 생물을 대할
면목이 안 선다 그의 종착역이 어디냐를 따지기보다는 인간으로서
그 ’있음’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끝없이 되풀이되는 삶과 죽음의
과정에서 볼 때 내 부모나 형채 아닌 생물이 어디 있겠는가
무심코 불쑥 뱉은 한마디 말이 스스로플 윤회의 쇠사슬로 묶어
버린다는 이 이야기 로 미루어 볼 때, 내 봄짓 하나, 발 한 마디, 생
각 한 번이 새삼스레 두려워진다 조심하고 조섬할 일이다

출처 : 대구문학신문 - 시야 시야
글쓴이 : 문근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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