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스크랩] 한중생을 위해서라도지옥에 가겠다

문근영 2012. 10. 29. 10:47

부처님이 슈라바스티의 제타숲에 있는외로운사람날을
돕는 동산, 즉 기윈정사에 계실 때였다‘ 부처넘께서 수많은 제
자들과 왕과 백성 들에게 둘러 싸여 공양과 공경을 받는 것을 보
고 이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세 존께 서 는 어떤 인연으로 처음 보리심을 발해 부처룹 이
루었을까?’
이때 존지(핵문과 덕행이 높은 부처의 :<l]지) 아난다는 이와 같은
의문음 지나고 궁금히 여기는 사람들을 위해 부처닌께 말씀드
렸다.
“지 금 여기 모인 사람들 가운데는 세 존께서 예전에 어떤 인
연으로 큰 꼬리심 을 발하게 되었는가를 궁금히 여기 는 이 들이
있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그것을 말씀하시어 중생들을 두
루 이롭게 해 주시 기 바랍니다 ..

 

그러자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너희 들을 위해 설명하리니 자세히 듣고 명심해라. 아득한
옛날 이 세상에 대광명이라는 왕이 있었다- 그는 복과 덕을 닦
았고, 총명하고 용맹스러웠다
또한 그는 이웃 나라와 친하게 지냈으므로 이웃 나라에 모자
라는 것이 있으면 언제나 그들에게 물건을 보내 주었고, 그 나
라에서 도 진귀한 것이 있으면 왕에게 보내왔다. 어느 날 이웃
나라 왕은 갚은 산으로 사냥을 나갔다가 코끼리 새끼 두 마리
를 사로잡았다. 그 코끼리는 몸매가 단아하고 이름다웠으며,
흰빛이 마치 백옥과 같았다
이웃 나라 왕은 그중 한 마리 를 금은으로 호화롭게 장식해
광명왕에게 선물했다- 광명왕은 어린 코끼리 를 보고 몹시 기뻐
했다
그때 코끼리 를 잘 디루는 상사째l 가 있었는 데 . 왕은 그에게
코끼리 를 주면서 잘 보살펴 길들이라고 했다
상사는 왕의 명령을 받고 오래지 않아 코끼리 를 잘 길들였
다. 그는 어 느 날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제가 길틀인 코끼리는 이제 훈련이 잘 됐습니다 왕께서 한
번 시험해 보십시오’
왕은 아주 기뻐하며 코끼리 를 시험해 보기 위해 북을 쳐서
신하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고는 , 코끼리 시험하논 광경을 보

라고했디-
그러고는 문무백관이 모인 자리에서 그 코끼리 등에 날째게
올라탔다. 해가 처음 산에서 솟아 빛나듯이, 왕이 처음 코끼리
등에 앉았을 때도 그와 같았다.
왕은 즐거운 마음으로 신하들을 거느리고 성 밖으로 나갔다.
마침내 시험할 장소에 이르렀다.
이때 기운이 왕성한 그 코끼리는 여러 코끼리들이 연못에서
정답게 연뿌리를 먹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광경을 본 순간 곧
욕정이 말동해, 암코끼리의 뒤를 따라가 마침내는 갚은 숲 속
으로 치달았다. 이 마람에 왕이 썼던 관은 땅에 떨어지고 옷은
나뭇가지에 걸려 갈기갈기 찢겼으며, 몬은 상처를 입고 피를
흘렸다
왕은 치닫는 코끼리 둥에 앉아 두려워 떨면서, 뒤따라오는
상사에게큰소리로외쳤다
‘내가 어떻게 해야 안전하겠느냐?’
왕의 뒤를 쫓아오던 상사는 급히 아뢰었다
‘나뭇가지를 붙잡으십시오. 튼튼한 가지를 붙잡으시떤 안전
할것입니다.’
왕은 나뭇가지를 붙잡았다 코끼리는 달아나고 왕은 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렸다가 땅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지칠 대 로 지쳐
사색이 된 얼굴로 헐떡거렸다 그런데 시종이 한 사람도 보이

지않았다
상사만이 홀로 뒤따라와 지쳐서 헐 떡이 는 왕을 보고 송구스
러워 어쩔 비를 몰라 하면서 위로의 말씀을 드렸다
‘너무 상심하지 마소서 그 코끼리 는 이재 욕정이 가라앉았
을 것입니다. 거친 풀은 먹기 싫고 흐린 물은 맛이 없을 테니,
궁중의 깨 끗하고 기 름진 맛난 음식 을 생각하고 제 빌로 걸어서
돌아올것입니다’
왕은 상사를 흘겨 보며 호령 했다
‘ 나는 이재 다시 는 너나 코끼리 를 대하지 않겠노라 그 코끼
리 때문에 내 목숨을 잃을 뻔했도다’
이때 신히들은 그 미친 코끼리 때 문에 왕이 목숨을 잃었을지
도 모른다고 걱정하면서 숲길을 따라 사방으로 찾아 나섰다
한 곳에서 왕이 썼던 왕관을 발견하고 부곤에 흘린 핏자국도
보았다 그러다가 왕이 다른 묘끼리 를 타고 성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았다
성안의 백성 들도 왕이 그 런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 모두들
걱정했다
암코끼리 를 쫓아 팔아났던 그 코끼리는 늪에서 거친 풀과 흐
리 고 더러운 물을 마시자 음심이 저 절로 가라앉았다 며칠 후 ,
왕궁의 깨 끗하고 맛있는 음식을 생각하고 다시 궁중으로 돌아
왔다
상사는 왕에게 가서 알렸 디-
‘코끼리가방금돌아왔습니다’
그러자왕이 딸했다
.이제 는 너 도 코끼리 도 모두 필요 없다.’
상사는 다시아뢰 었다
‘정 그러시다면 마지막으로 지1 가 코끼리 를 디루는 법이나
한번 친히 보시기 바란니다/
왕은 마침내 상시-의 간청 에 따르기로 했다 이때 성안의 수
많은 사람들은 상시-가 왕에게 코끼리 다루는 법 을 보이려 한다
는 소문을 듣고 구름처 럼 모여 들었다
왕은 시 종들의 안내 플 받으면서 그곳에 이 르렀다 상사는 대
장장이에게 철환값)L(잘게 만든 탄알) 일곱 개를 만들어 시빨정 게
불에 달구어 달라고 u l 리 부탁해 놓았다 그 까닭은 코끼리가
이 철환을 먹으면 그 자리에서 죽을 것 이 고 그때 는 왕도 후회
하게 될 것을 알았기 때 문이다
상사가왕에게아뢰었다
‘백옥처 럼 흰 이 같은 코끼리 는 오로지 전륜성왕( 이 상적인 군
주) 만이 얻을 수 있는 것 입니다 그런데 이 전의 허 물을 닷해 버
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왕은 더욱 호}를 내면서 상사를 꾸짖은 뒤 외변해 버렸다 이
에 상사는 시빨정 게 달굽 칠환을 코끼리에게 먹으라고 내다 놓

았다 코끼리가 머뭇거리자 상사는 재촉했다
‘너는 어째서 이 철환을 먹지 않느냐?’
코끼리는 슬픈 열굴로 사방을 둘 러보면서 . 이 많은 사람들
가운데는 내 목숨을 구해 줄 사람이 없구나.’라고 생각하고. 드
디어 철환을 입에 물고 삼켰다
불에 단 철환은 코끼리의 배속에 들어가 내장을 태우면서 뚫
고 나왔다. 코끼리는 이내 죽어 넘어졌고, 땅에 떨어진 철 환은
아직도 연기 를 뿜으면서 타고 있었다
이 를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이 슬피 울었다. 왕도 이 일을 보
고놀라고두려워하면서 이내 후회했다
왕은상사에게물었다
‘네가 길들인 코끼리 는 그처럼 순종하는데, 그날 숲 속에서
는 어째서 막지 못했더냐?’
‘저는 코끼리의 봄만을 다룰 수 있을 뿐이요, 그 마음은 다
루지못합니다’
‘그러면 몸도 다루고 마음도 다룰 수 있는 사람은 없느냐?'
‘부처님이라면 능히 몸도 다루고 마음도 다룰 수 있을 것입
니다’
왕은 ‘부처님’이라는 말을 듣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네가 말하는 그 부처님이란 사람은 어떤 카스트(신분 계 층)
에서 나왔느냐?’

‘부처님은 두 카스트에서 나왔습니다 첫째는 지혜요. 둘째
는 자비입니다 그분은 여섯 가지 보살의 수행을 부지런히 닦
아 공덕과 지혜를 온전히 갖추었으므로 부처님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그분은 자기 자신을 잘 다풀 뿐 이-니라 중생들까지도
잘디류니다’
왕은상사에게 이 말을듣고기뻐하면서 곧궁중으로돌아가
목욕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높은 다락에 올라가
사방을 향해 절한 뒤 모든 중생에게 가없이 여기는 마음을 일
으키고 호탤 사르면서 원을 세웠다.
‘내 모든 공덕을 부처님의 가르침에 돌려보내나이다‘ 내가
부처 를 이룬 다음에는 내 마음을 다루고 , 또 모든 증생을 디루
겠습니다. 만일 한 중생을 위해 끊임없이 고통을 받는 무간지
옥에 들어가 한 겁을 지냄으로써 그에게 이익이 된다면, 나는
그 지옥에 들어가더라도 끝내 보리심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이와 같이 원을 세우자 천지가 진동하면서 하늘에서는 왕을
찬탄하는노래가은은히 메아리쳤다
‘당신은 그 서원의 공덕으로 오래지 않아 부처기- 될 것입니
다. 부처가 된 후에는 우리들도 제도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했느니라 ..
또 이때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궁금하리라, 그때 철환을 먹은 흰 코끼리는 바로 지

금의 아난다요 상사는 사리 불이며. 대광병왕은 지금의 이 몸
이니라 나는 그때 코끼 리가 잘 길들여져 순종하는 것을 꾀고
비 로소 도의 미-음풍{ιL、을 내어 마침내 부처 를 이 루었느니라
〈현우경〉 대광명왕시발도심연품

 

불교 정전에는 이와 같은 인연 설화가 너무 많이 나온다. 설화란
물론 사실적이기보디는 히구적이다 그럼, 어째서 부처넘의 가프침
을 편찬한 불교 경전에 이런 허구적인 설화들을 도입했을까 가끔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너무나 비현실적인 황당무계한 이야기 를
접할 때마다 그 갈피를 잡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경선을 만들 때 인도의 전래 설화가 많은 부분 도입되었을 거라
는 시실은 굳이 학자들의 논증을 빌지 않더라도 능히 짐작할 수 있
다 그와 같은 기존의 설화에 덧붙여 거기에 불교적인 윤리의 옷을
입힌 것이다 한 인간이 원만하게 형성되려면 무수한 세월을 두고
끝없이 착한 일을 해 이웃에 도움을 베풀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통
해, 인과관계의 중요성을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깨우쳐 주
려한다
그러므로 우리들이 불교 경전의 인연 설호}를 접할 때는 비현실
적인 허구성에 질려서 물러앉을 게 아니라, 그 설화가 의도하고 있
는 뜻이 무엇인가를 음u] 해야 할 것이다
앞에 소개한 인연 설화눈 디음과 같은 글로 끝을 맺고 있다
“이 런 인연으로‘ 뜻이 꼼세고 용맹스러우떤 조그만 인연으로도

큰일을 성취할 수 있지만 게으르떤 아무리 큰 인연을 만나도 성취
할수없다”
무슨 일에나 청정한 원을 세웅으로써 거기에 맞는 행을 쌓아 마
침내 뜻을 이루게 된다는 것도 인연 설화에 지주 나오는 기법이다

출처 : 대구문학신문 - 시야 시야
글쓴이 : 문근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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