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스크랩] 국자는국맛을모른다

문근영 2012. 10. 5. 08:08

부처님이 슈라바스티에 계실 때였다 성안에 80살이나
된 바라문이 살았는데, 그에게는 많은 재산이 있었다 그는 완
고하고 어리석은 데다가 몹시 인색하고 탐욕스러웠다
그는 특히 집짓기 를 좋아했다. 앞에는 사랑채, 뒤에 는 별딩
시원한 다락이 있고 따뜻한 방이 있으며 , 동서 로 이어진 수십
칸의 회랑이 있었다 아직 별당의 차양 일을 끝내지 못했을 뿐
이었다 그는 품샀 주는 것 이 아까워 몸소 일을 경영하고 지휘
감독했다
그때 부처님은 그 늙은 바라문이 그날 해 를 넘기기 전에 죽
을 것을 미리 내다보셨다. 그런 줄도 모르고 노인은 이 일 저
일 챙기느라 정선없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부처님은 그를 가없
이 생각하고 위로하기 위해 시자 아닌-다를 데리고 그의 집을
찾아갔다

.‘얼마나 수고가 많으십니까? 집을 이렇게 거창하게 지어 누
가 살려고 그러는지요'")"
노인은 자랑스템게 대담했다
“앞 사랑채에서는 손넘윤 접대하고 뒤 별당은 내가 거처하
고 저쪽 집은 자식들이 살고 이쪽 집에는 종들이 거처하고. 또
지 창고에는 재묻을 간직해 둘 것입니다 여름에는 시윈한 다
락에 오르고 치울에는 따뜻한 땅에 들어가 지낼 것입니다
부처님은 밀-씀하셨다‘
“마전 생사에 관계펀 인이라 말씀드리고 싶은데, 잠시 일손
을 쉬고 나와 이야기 를 좀 나누실까요'ì"
늙은 바라문은 급히 대답했다
“지금한창마빠서 앉아이야기할겨를이 없습니디‘ 뒷닐 다
시 만나서 이야기 를륜도록하지요 ”
부처님은 간단히 게송만을 윤으섰다
자식이 있다고 지l 산이 있다고
어리석은사땀은쁨내는구나
그러나이 ‘나’ 도 내가아니거니
자식이라 재산이라 무엇을 자랑하리
더울 때 는 여기서 거처히라라

추울 때는 저기서 거처하리라
어리석은사람은미리 염려하지만
닥쳐오는 재난은 알지 못하네
부처님이 그 집을 나온 후 노인은 서까래를 올리다가 서까래
가 떨어지는 바람에 머리를 다쳐 그 자리에서 목숨을 앓었다
부처님은 마을 어귀에서 여러 사람의 바라문을 만났다 그들
은 다가와 부처님께 인사를 했다
“어디 다녀오시는 길입니까?"
“빙L금 죽은 노인 집에 가서 그를 위해 설법하려고 했으나 그
는 바쁘다고 다음으로 미루었소. 세상일의 덧없음을 알지 못한
채 지금 막 저승으로 간 것이오 ..
부처님은 바라문들에게 게송의 이치를 말씀하셨다 그들은
그게송을듣고기뻐했다
부처님은 다시 디음과 같은 게송을 끓으셨다
어리석은 자가 지혜로운 이를 가까이하는 것은
마치 국자가 국 맛을 모르듯이
아무리 오래도록 가까이해도
그진리를알지못하네
어진 이가 지혜로운 이를 기까이하는 것은

마치 혀가음식 맛을알수있듯이
비 록 잠깐동안가까이하더라도
참다운진리의뜻을아네
어 리석은 사람이 히는 일은
그 자신의 큰심 을 불러오나니
가벼운 마음으로 악을 짓다가
스스로 무거운 재앙을 불러들이네

 

착하지 않은 일을 행한 뒤에는

물러나 뉘우치고 슬퍼하며

얼굴 가득 눈물을 흘리나니

이 갚음은 지은 업에서 오느니라

 

〈법구비유경〉 우암풍

 

 

차지하는 것과 쓸 줄 얄고 볼 줄 아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쓸 줄도 모르고 볼 줄도 모른다면 그는 살 줄도 모른다, 그저 하나
라도 남보다 더 차지해야만 직성이 풀리 는 오늘의 우리 들은 탐욕의
노예인지도 모르겠다
영 국의 경제학자 슈마허는 인간의 생 활을 위한 경재가 인간을
도외시한 채 거대한 쪽으로만 치닫는 것을 걱정했다 그래서 그는
‘인간부홍의 경제’ 를 내세우며‘ “작은 것 이 아름답다” 고 말한다
한정된 자원을 가지 고도 소비가 미 덕 이라고 떠벌리 는 오늘의 우
리 는 곰곰이 생각 좀 해 봐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사는 것 이 인간
답게사는 길 인지를, 많이 차지하고있는 사람이 부자가아니라. 많
이 나누어 주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일 것 이다

출처 : 대구문학신문 - 시야 시야
글쓴이 : 문근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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