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시

저울 - 문근영

문근영 2012. 8. 21. 19:10

저울 - 문근영

 

 

나를 저울 위에 올려본다

견고한 일상이 욕망으로 부풀어 오를 때마다

왔다갔다 흔들리는 눈금들

중심점 잃은 치우침이 한쪽으로 기운다

부채를 지고도 갚지 않은 뻔뻔한 마음의 무게와

무거운 일상의 바퀴살에 끼여 보이지도 않던

부끄러운 양심의 무게는 과연 얼마일까

나의 허물들로 저울이 요동친다

나를 내려놓고 나서야 비로소 평안을 얻어

눈금을 0점에 정확히 맞추는 저울의 진실

그래서 나의 몸무게는 저울로는 달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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