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혀로 풀을 감아올릴 때
강영란
수굿하게 고개 숙이고
상냥한
콧김
입김
땅에게 바싹 절하고
조심조심 혀로 풀을 감아 올린다
뜯어먹어 미안하고
상처 냈으니 미안해서
침을 한번 쓰윽 묻혀준다
때로 몸의 상처는 침도 약이 되어서
온 들판에 풀들이 새로 돋아난다
* 시집 『소가 혀로 풀을 감아올릴 때 』(고요아침, 2011)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전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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