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이영춘] 봉평 장날

문근영 2011. 12. 24. 16:35

봉평 장날

 

이영춘

 

 

올챙이국수를 파는 노점상에 쭈그리고 앉아

 

후루룩 후루룩 올챙이국수를

 

자시고 있는 노모를 본다

 

정지깐˚ 세간사 뒤로 하고

 

한 세기를 건너와 앉은

 

푸른 등걸의 배후,

 

저문 산 그림자 결무늬로

 

국수 올들이 꿈틀꿈틀

 

노모의 깊은 주름살로 겹치는

 

허공,

 

붉은 한 점 허공의 무게가

 

깊은 허기로 내려앉는

 

한낮.

 

 

 

˚부엌의 영동지방 사투리

 

 

-시집『봉평 장날』(서정시학, 2011)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가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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