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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고광헌] 몸에 대하여 / 겨울 등고선

문근영 2011. 12. 23. 10:40

 

몸에 대하여

 

 

고광헌

 

 

몸이 운다

아프다고, 슬프다고

고함지른다

마음보다 먼저 울어버린다

 

근심

가득한 몸

 

더이상

상처를 안고는 살 수 없다고

오늘밤

조용히 관절 일으켜세우고

울어댄다

 

 

 

겨울 등고선

 

 

고광헌

 

 

스스로를 던져

누군가의

생을 거룩하게 하고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을

가슴에 품어

희망을 이어간 사람들처럼

 

저 빈 산 등고선은

말없이 아랫도리

사십오도 각도로 엎드려

원산폭격  벌받고 있구나

 

 

 

 

- 시집 『시간은 무겁다』(창비, 2011)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전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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