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천양희] 생각이 달라졌다

문근영 2011. 12. 16. 21:14

 

 

 생각이 달라졌다

 

  천양희

 

 

 

웃음과 울음이 같은 音이란 걸 어둠과 빛이

다른 色이 아니란 걸 알고 난 뒤

내 音色이 달라졌다

 

빛이란 이따금 어둠을 지불해야 쐴 수 있다는 생각

 

웃음의 절정이 울음이란 걸 어둠의 맨 끝이

빛이란 걸 알고 난 뒤

내 독창이 달라졌다

 

웃음이란 이따금 울음을 지불해야 터질 수 있다는 생각

 

어둠속에서도 빛나는 별처럼

나는 골똘해졌네

 

어둠이 얼마나 첩첩인지 빛이 얼마나

겹겹인지 웃음이 얼마나 겹겹인지 울음이

얼마나 첩첩인지 모든 그림자인지

 

나는 그림자를 좋아한 탓에

이 세상도 덩달아 좋아졌다

 

 

 

                            『창작과비평』(2011년 겨울호)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서귀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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