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 2
나태주
언제나 그는 저만큼 서 있었다
가끔은 바람에 머리를 흔들고
새소리에 가슴을 설레고 있었다
나도 이만큼 서 있었다
그러나 바람에 머리를 흔들지 않았고
새소리에 가슴을 설레지 않았다
어느 날 그가 보이지 않았다
그 때서야 나도 바람에 머리가 흔들리기 시작하고
새소리에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
그가 내 마음 속에 들어와
뿌리 내려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시집『별이 있었네』(토담, 2011)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菩提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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