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나태주] 나무 · 2

문근영 2011. 12. 17. 13:30

 

나무 · 2

 

나태주

 

 

언제나 그는 저만큼 서 있었다

가끔은 바람에 머리를 흔들고

새소리에 가슴을 설레고 있었다

 

나도 이만큼 서 있었다

그러나 바람에 머리를 흔들지 않았고

새소리에 가슴을 설레지 않았다

 

어느 날 그가 보이지 않았다

그 때서야 나도 바람에 머리가 흔들리기 시작하고

새소리에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

 

그가 내 마음 속에 들어와

뿌리 내려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시집『별이 있었네』(토담, 2011)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菩提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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