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가 된 詩

[스크랩] [성낙진] 낡은 의무

문근영 2011. 10. 27. 10:15

낡은 의무

 

성낙진

 

 

약속도 없이 어둠이 깃들면
무거운 저녁을 짊어진 사람들이
어슴푸레한 골목을 밟고 들어온다

 

그들의 손엔
계산되지 않은 하루 품삯이
얄팍한 비닐봉지에 들려져
어지간히 어려운 것쯤은 알 것 같다

 

저녁밥 상이라야
라면 아니면
아침에 먹다 남은 찬밥 덩어리들
부뚜막에 앉아 퍼먹는 게 고작일 터

 

그 허기를 벗지 못한 사내가
술집 구석진 의자에 볼모로 잡혀
생의 탈출구를 뚫어지게
보고 있다

 

 

 

-[충청매일] 한주를 여는 시

 

 

 

◇성낙진 시인
충북 음성 출생
금왕시창작교실 수료,    한맥문학 시 등단,     한국문인협회원,    짓거리시문학회원,    글갈골회원
동인시집 ‘무늬 한자락이 기지개를 켜며 일어섰다’ 등
시집 ‘옹이진 나무가 아름다운 것은’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菩提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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