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길에 서서
신석정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 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림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다 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不絶)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이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니…
-시집 『그 먼 나라를 아십니까』 (창비, 1990)
▶신석정(1907 ~1974)=전북 부안 출생. 1924년 '조선일보'에 기우는 해 발표. 시집 '촛불' '슬픈 목가' 등. 한국 문학상 수상.
**마음 하나에 세상이 꽃피고 집니다. 마음 하나 내놓아보아라 하면 까보여 줄 수는 없지만,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게 마음입니다.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왜 슬픔과 고통이 없겠습니까마는 몸을 입고 이 세상에 왔기에 경험하는 온갖 일들, 한 마음 돌려 바라보면 신기하고 놀라운 일 아닙니까? 신기하고 놀라운 지구별 한 모퉁이, 들길은 아니더라도 온천천변에 서서 나는 숭고의, 기쁨의, 거룩한 눈이 있는지 돌아보는 가을입니다. 이희철·시인
-[국제신문] 아침의 시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菩提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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