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가 된 詩

[스크랩] Re:[김준태] 감 꽃

문근영 2011. 3. 15. 11:14

감 꽃 

   김 준 태



어릴 적엔 떨어지는 감꽃을 셌지

전쟁 통엔 죽은 병사들의 머리를 세고

지금은 엄지에 침 발라 돈을 세지

그런데 먼 훗날엔 무엇을 셀까 몰라




이제는 감꽃이 피어도 아무도 그 떫은 꽃을 먹지 않는다
밤새 떨어진 감꽃을 주워다 목걸이를 만들지도 않는다.
감꽃 필 때 울콩 심고 감꽃 질 때 메주콩 심으라는 농부의
지혜도 옛것이 되어 버렸다. 오늘도 이라크에서는 소년들이
죽은 병사들의 머리를 세고 있을 것이고, 그 뉴스를 보며 누
군가 천연덕스럽게 돈을 세고 있을 것이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총소리, 바퀴소리, 시계소리, 벨소리... .
이 봄날에 그 소리들 속에서 나는 무엇을 세고 있나.

- 나희덕(시인)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 2004년도에 올렸던 것 찾아 옵니다. 흐르는 물님 올려주신 시 잘 읽었어요.

 그런데, 세다의 세가 여러 번 나오는 데 다 새로 적어 주셨는데

 오타일까요. 아니면 옮기신 책에 그렇게 잘못 표기되어 있는 걸까요...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꽃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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