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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스포츠신문이 인기를 누린 바 있다. 이른바 언론고시에 합격한 학생들이 본지보다는 스포츠지를 선호하는 것이 추세를 이루기도 하였다. 스포츠 신문에 대한 평가는 21세기에 스포츠 레저산업이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에 바탕을 둔 것이어서 전문가들마저 스포츠 신문의 인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사이에 스포츠 신문은 계륵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 스포츠 신문을 겸영(兼營)하고 있는 신문사는 스포츠 신문의 적자를 매울 방안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무엇이 스포츠 신문을 이 지경으로 내몰았는가? 대자본인가? 아니다. 지하철역에 뿌려놓은 무가지들이 스포츠 신문의 철옹성을 소리 없이 무너뜨렸다.
스포츠신문도 인터넷신문도 아닌, 포털 미디어의 위세 정권을 뒤흔들며 지금 천하에 위세를 떨치고 있는 메이저 신문도 비슷한 곤경에 처해 있다. 군소 신문의 경영난이야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메이저 신문 몇 개는 거뜬히 살아남을 것이라고들 내다봤다. 그러나 메이저 신문은 지금 녹록치 않은 경영난과 씨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 왜소화를 엄연한 현실로 받아들여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메이저 신문을 자꾸만 작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정권인가? 천만의 말씀이다. 메이저 신문은 노무현 정권과 대립 각을 세워 길항(拮抗)하면서 나름대로 재미를 봤다. 장년 이상 보수층의 열렬한 성원에 힘입어 노 정권을 코너로 밀어붙여 놓고 이제 마무리 펀치를 날리려고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사기도 오를 만큼 오른 상태다.
그러나 메이저 신문이 정권과 치열하게 맞서 있는 동안에 언론시장에서는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변화의 핵은 인터넷 신문인가? 하기야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몇 개의 인터넷 신문은 지난 대선에서 메이저신문에 필적할 만큼 영향력을 행사했다. 어디 그뿐인가? 인터넷 신문은 주로 신문이 사회문제에 관한 정보와 상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기본가정 자체를 허물었다. 그 가정 하에 신문은 독자로부터 구독료를 받고 광고주로부터 광고비를 받는다. 그러나 요즘 소비자들은 사회정보든 상품정보든 신문에서 얻지 않는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인터넷 신문이 언론시장을 흔들고 있는 주체인 것은 아니다. 인터넷 신문은 신문이라는 딱지라도 달고 있지만, 언론이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아니라고 하기에도 그런 포탈 미디어가 천정 모르게 그 키를 키우고 있다. 매출 규모에 있어서 유력한 어느 포털 미디어는 내로라하는 메이저 신문의 두 세배에 이른다. 수익률이야 메이저 신문으로서는 게임이 안 된다.
접근성도 용이하지만 정파성 내세우지 않아 주목할 일은 기존의 신문업자들이 구매력이 없다고 거들떠보지도 않던 소비층이 그런 괄시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포털 미디어에 엄청난 돈을 퍼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20대는 신문 시장에는 아예 들어갈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 대신 포털 미디어와 어울려 지내며 거기에 돈을 물 쓰듯이 쏟아 붓는다. 우리 집의 경우 부부가 보는 신문 5종에 월 구독료 6만원을 낼 뿐이지만 20대의 막내딸은 한 포털 미디어에만 그 두 세배를 지출한다.
왜 젊은 층은 신문 대신에 포털 미디어에서 뉴스를 보는가? 접근의 용이성을 가장 큰 이유로 들 수 있다. 컴퓨터의 초기 화면은 으레 포털 미디어 홈페이지다. 메일을 보내거나 채팅을 하거나 게임을 하려면 컴퓨터를 켜야 하는데, 화면이 뜨면 자연스레 포털 뉴스를 훑어보게 된다. 포털 미디어를 애용하지만 소소한 서비스는 무료여서 부담이 없다.
젊은 층이 기존의 신문시장에 들어가기를 머뭇거리게 하는 요인을 하나 더 들 수 있다. 정파성이 그것이다. 메이저 신문이 노장년층의 충성을 이끌어내는데 정파성은 단방 약 이상의 효과가 있었지만 젊은층에게 그런 건 다 고리타분할 따름이다. 낡은 정파성이 메이저 신문을 자꾸만 실버타운으로 내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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