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함께읽기

[茶山이야기] 노인을 보살피자(養老) / 박석무

문근영 2010. 5. 24. 15:51

노인을 보살피자(養老)


‘애민’편의 첫째조항이 ‘양로’입니다. 그 나라의 정치가 어질다는 말을 들으려면 우선 힘없고 약한 노인들을 제대로 보살펴주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도 경제력이 나아지면서 노인복지정책이 여러 면에서 시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산이 『목민심서』에서 말하는 양로정책에는 아직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면이 많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요순시대의 제도에 윗사람을 공경함은 향촌에 통하고 윗사람 공경은 길거리에서도 통하며 군대에서도 통하니, 윗사람 공경에 대한 국가의 교화정책은 양로에 근거하고 있다”라고 다산은 말했습니다. 노인을 제대로 섬기는 일은 효도와 직결되고, 효도하는 사람만이 형님이나 이웃 어른을 공경할 수 있기 때문에, 윗사람 공경의 근본은 양로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윤리와 도덕이 망가져 마음과 정으로 어른을 섬기는 일은 드물고, 대부분 제도에 의한 형식적인 노인정책이 집행되면서 노인들의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자극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이런 점에서 현대인들은 다산의 양로정책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지하철 요금의 면제나, 고궁이나 공원의 출입을 무상으로 하는 일이 노인복지정책의 덕분인데, ‘지공파’라는 말이 유행될 정도로 노인들의 처량한 신세타령이 과연 노인복지정책의 올바른 방향인가도 검토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다산은 높은 벼슬하다 노인이 되면 ‘국로(國老)’라 하고, 힘없는 서민으로 나이 많은 노인은 ‘서로(庶老)’라고 칭했습니다. 일생을 공직에 봉사하며 노인이 된 국로도 국가는 예우해야 하지만, 힘없는 서로들에 대하여 더욱 자상한 배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다산의 뜻이었습니다. 날씨는 추워지는데, 아무도 보살펴주지 않는 독거노인들이나 가난한 노인들을 ‘양로’의 정신에 따라 보살펴주는 사회정책이 다산이 설계했던 만큼이라도 실행된다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요. 국가정책이나 지방자치단체를 책임지고 일하는 사람이라면 늙은이들이 외롭지 않고 굶주리지 않으며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확실한 양로정책을 펴야만 그래도 살 만한 나라가 되는 것 아닐까요.

양로정책이 제대로 서지 않으면 효도하는 정신도 사라진다는 다산의 말씀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박석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