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해바라기 씨/정지용

문근영 2009. 4. 23. 10:26

    해바라기 씨/정지용 해바라기 씨를 심자 담모롱이 참새 눈 숨기고 해바라기 씨를 심자 누나가 손으로 다지고 나면 바둑이가 앞발을 다지고 괭이가 꼬리로 다진다 우리가 눈감고 한밤 자고 나면 이슬이 내려와 같이 자고 가고 우리가 이웃에 간 동안에 햇빛이 입 맞추고 가고 해바라기는 첫시악시 인데 사흘이 지나도 부끄러워 고개를 아니 든다 가만히 보려 왔다가 소리를 괙 지르고 간 놈이 오~오 사철나무 잎에 숨은 청개고리 고놈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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