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모란이 피기까지는/김영랑

문근영 2009. 4. 23. 10:10

 

 

 

  모란이 피기까지는/김영랑 

 

   

모란이 피기 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져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든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 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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