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휴식 - 변경서
낡은 장화 한 켤레가 마당귀에 나와있다
기미낀 콧잔등이 오독(誤讀) 이 아니었다
뒷굽은 삐딱하지만 반듯한 냄새였다
젊음을 증언하던 문서들은 필요 없다
오로지 주인 위해 논밭을 밟고 온 길
어둠은 별을 불러와 생채기를 다독였다
시드는 걸 생각하며 피운 꽃이 있었던가
아낌없이 다 준 삶이 눈부시게 빛이 나네
환하게 앉은 그 자리 달빛도 쉬고 있다.
<당선소감>
7전8기끝 거둔 영광 나만의 글 찾아갈것 칠전팔기라 했던가요? 자유시부터 시작한 신춘문예 도전, 8년 만에 시조로 막을 내리게 됩니다.
당선통보를 받는 순간 당신의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좋아했던 문학은 밥보다 우선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밀쳐놓았던 글쓰기를 다시 시작한 날부터 전 이미 딴사람이었습니다. 참으로 힘든 여정이었지만 또한 그만큼 희열도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이제는 죽어 있는 글보다 살아 있는 글, 짧고 굵은 촌철살인의, 나 자신만의 오롯한 향기가 나는 그런 작품을 쓰고 싶습니다. 밤을 지새우며 코피를 쏟으며, 포기하고 싶었던 수많은 그 순간들…. 끝까지 용기를 잃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당신의 뜻을 기억합니다. 제 삶의 이유인 당신께 이 영광을 돌려드립니다.
오늘까지 기도한 아내와 사랑하는 가족에게, 시조의 길을 가르쳐주신 스승님, 문우들과 고향 친구 유현숙 시인 그리고 저를 아는 모든 분과 이 영광과 기쁨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한우리문학회 회원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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