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자 김경숙 시조시인
[도서관에서 향을 피우다]
1.백(白)
찬 기운에 시선 거둔 도서관 책장 사이
창밖의 바람인 듯 웅성거린 낯선 소리
한구석 야윈 형광등 가슴께가 젖어 있다
출입구 쪽 경제코너 다산(多産)으로 요란한데
생식기능 상실한 채 링거 꽂힌 시집 몇 권
이승에 미련 남는 듯 내비치는 흰 속살
2.흑(黑)
칸칸이 찬 얘기 속에 불씨 꺼진 그믐같이
먼지 속에 갇힌 채로 질식사한 그 활자들
납골당 수많은 사연 계절 지듯 잊혀진다
3.적(赤)
수필코너 외진 곳에서 겨우 찾은 토담아래
습해진 마음 말릴 손바닥만 한 끝물 햇빛
간신이 수혈 받은 시상(詩想) 장장마다 스민 온기
따사로운 겨울 빛에 눈을 틔운 자주목련
창 너머로 기웃기웃 책표지를 훑는 오후
도도록 솟은 배 보며 태교하라 보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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