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기
윤보영
경운기에 시동을 걸었다.
달달달달
오르막 길을 올라가고 있다.
탕탕탕탕
얕은 개울물을 건너고 있다.
통통통통
자갈밭길을 지나가고 있다.
탈탈탈탈
골짜기 밭에 도착한 경운기가
올라 온 길을 되새김질을 하고 있다.
덜덜덜덜덜
사진출처: 네이버 이미지 검색
[심사평]
신춘문예 응모작이라면 각자 최선을 다해 모으고 아낀 작품들을 보냈을 것이므로 심사하기에도 더더욱 신중하고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응모자들의 고통을 잘 알기에 모두 당선시키면 좋겠다는 부질없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여러모로 가리고 보니「나무가 된 날」「돌멩이 하나」「단군할아버지」「동그란 걸음」「경운기 소리」다섯 편이 남았습니다.
다섯 편 모두 당선작으로 해도 무관할 만큼 좋았으나 단 한 편만 남길 수밖에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여러모로 고민 끝에「나무가 된 날」은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소재라서 좋으나 작위적인 면이 너무 강했습니다.「돌멩이 하나」도 참신한 발상이 좋으나 “나를 차는 것”이란 동문 반복이 심해 시의 맛을 떨어뜨리고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두 편을 뺀 나머지 학교에서 사물을 살피는 어린이들에게 흔히 떠오를 만한 발상으로 표현 솜씨 뛰어난「단군할아버지」, 자벌레와 허리 굽은 할머니의 걸음 특징을 적절하게 묘사한 솜씨가 돋보이고 감동을 주는「동그란 걸음」, 직접 경험으로서 같은 경운기 소리도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잘 끄집어낸「경운기 소리」세 편이 끝까지 고민스럽게 했습니다.
마지막에「단군할아버지」와「동그란 걸음」을 포기하게 된 것은 함께 응모한 나머지 작품들 수준이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면에「경운기 소리」는 문맥의 호흡이 조금 거칠긴 해도 사라져 가는 농촌의 현실고발을 은유한 점이 작품성을 높이고 있으며 함께 보낸 다른 작품까지 당선작에 못지않을 만큼 좋아 최종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동시를 많이 써내리라 믿어지기 때문에 기쁘게 선택했습니다.(*안학수)
[출처] 대전일보신춘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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