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고 싶은 시

메밀밭을 벽에 걸다 / 김남수

문근영 2008. 11. 14. 00:58

메밀밭을 벽에 걸다 / 김남수

 

 

봉평 무이 미술관에서 흐드러진

메밀밭을 통째로 들고 왔다

밤마다 우리 집 거실에 휘영청 보름달이 뜬다

식구들이 잠든 밤

메밀밭에서 나귀를 탄 이효석이 걸어나온다

소금처럼 하얗게 뿌려지는 달빛

메밀꽃대가 달빛에 출렁인다

구월의 밤은 멀어져가고 쩔렁쩔렁 나귀 방울소리

나는 밤새 귀를 열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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