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하나의 마침표를 위하여 / 조승호

문근영 2008. 11. 2. 08:57

하나의 마침표를 위하여/조승호




기우는 햇살이 퀭하니 허기져 보였다

바람줄기도 배곯는 소리를 했다

수상하도록 부쩍 훌쩍, 훌쩍거렸다

푸득 푸득 하늘이 울기 시작했다

서로 범벅이 되어 부둥키며 어두워졌다

간다, 기필 너에게 닿을 것이다

빗줄기 같은 하나의 마침표를 위하여

오죽하던 그 동안을 지우고 가겠다

그 동안의 길들에게 허물어지는 슬픔이여

이 악물고 참았던 세월 지우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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