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빈집에 가자고

문근영 2008. 11. 2. 08:24

빈집에 가자고

詩: 조승호



빈손이 나에게로 와서
비를 종일 데리고

시야에 안 잡히는 빈집으로 서로 가자고
파랗게 추워서 주룩주룩 울었다.

시야를 죄다 잃고
무시로 젖어 흩어 얹는 텅 빈 빗줄기

나는 범벅이 되어 흩날린다.
시간의 줄기를 타고

빈손이 나에게로 와서 추운 빈집에 가자고
종일 울음을 뿌리며 안 물러섰다.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나의 마침표를 위하여 / 조승호  (0) 2008.11.02
삼락동의 비가 / 박인과  (0) 2008.11.02
소곡 / 신석정  (0) 2008.11.02
동강에서 / 조승호  (0) 2008.11.02
흰곰 / 김영식  (0) 2008.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