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2020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작- 김다솜

문근영 2020. 1. 2. 00:48

당선작-시조]미생(未生)-김다솜

 

 
 

 

 

조간신문 머리말에 걸쳐진 새벽 냄새
해묵은 구두 위로 선선히 내려앉고
뜯어진 인생 한 자락 곱게 기워 접었다

품이 큰 외투 위에 위태로운 가방 한 줄
이력서 너머로는 볼 수 없던 회색 바람
지난달 경리 하나가 사직서를 써냈다

각이 진 사무실 속 구석진 나의 자리
수없이 훑어 내린 기획서 속 오타 하나
내 삶의 오점 하나가 툭 떨어진 어느 오후

 

 

 
▲ 일러스트=김천정

 

  
▲ 김다솜

 

당선소감-김다솜 / 문학과 꾸준히 친해지고 싶습니다
글을 쓸 때면 항상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말하고 싶은 것은 쌓여있는데 그걸 어떻게 갈무리해 백지를 채워나가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부끄러웠던 적이 많았습니다.

나도 모르는 나의 감정을 언어로 형상화해서 마주 보는 것이 어색했었으니까요. 그래도 그건 제 글이었습니다.

 

어찌 되었든 제가 제 삶을 샅샅이 뒤져 건져 올린 언어로 만들어낸 것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쓴 글들이 모여 지금의 저를 지탱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저는 계속 그들을 훑어 내려가며 세상을 바라보고, 그 삶으로 글을 쓰겠지요. 그렇게 새로 쌓인 것들이 다시 저를 받쳐주는, 그 모든 순간을 기대하며 기쁘게 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가족과 친구들. 모두 건강사랑대학문예창작
약력
-1996년 출생
-경기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예정

 

 

 

  
▲ 이달균

 

심사평-이달균 / 밀도 있는 詩語 운용이 몰입도 끌어올려
우리가 신춘문예를 눈여겨보는 까닭은 현재 신인들의 관심과 경향성은 어떠하며 미래 시조의 방향은 어떻게 설정될 것인가를 바라보는 척도로 작용되기 때문이다.

올해 응모작은 ‘왜 시조인가?’에 대한 의문과 극복의 과제를 더 많이 던져주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700년 역사

‘미생(未生)’은 바라보는 대상이 구체적이고, 감정의 과잉을 극복한 점이 신뢰를 갖게 한다. 잘 발효
약력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경남문학>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