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곡 / 신석정 소 곡 신 석 정 오고 가고 가고 오는 세월의 체중도 무거운 분수령에서 물가듯 꽃 지듯 떠나야 할 우리도 아니기에 서럽지 않은 날을 기다리면서 다시 삼백 예순 날을 살아가리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서로의 수평선 /조승호 어제를 짐짓 서로에게 묻어두고.. 좋은시 2008.11.02
빈집에 가자고 빈집에 가자고 詩: 조승호 빈손이 나에게로 와서 비를 종일 데리고 시야에 안 잡히는 빈집으로 서로 가자고 파랗게 추워서 주룩주룩 울었다. 시야를 죄다 잃고 무시로 젖어 흩어 얹는 텅 빈 빗줄기 나는 범벅이 되어 흩날린다. 시간의 줄기를 타고 빈손이 나에게로 와서 추운 빈집에 가자고 종일 울음.. 좋은시 2008.11.02
동강에서 / 조승호 동강에서 원시의 물결 그대로 하고 시퍼렇게 살아서 빛으로 흐르는 것이리라, 꿈을 꾸는 동강 초저녁 바짝 고개 위로 달이 뜬다, 장마구름 사이를 비집고 잉크를 엎지른 하늘에 바짝 동강 물줄기처럼 흐르는 누가 굽이굽이 그립다 꿈을 꾸는 물빛에 빠지고 싶도록 진한 가슴을 환히 드러내고 출렁 아.. 좋은시 2008.11.02
흰곰 / 김영식 흰곰 / 김영식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북극에 산다는 흰곰의 허기진 울음 같은, 냉기 자욱한 안쪽을 들여다보면 그러나 백야의 툰드라 속으로 순록들이 눈썰매를 끌고 가거나 레밍을 움켜쥔 흰올빼미만 날아오를 뿐, 곰이 살고 있으리라는 짐작은 진즉부터 했었지만 고등어와 쇠.. 좋은시 2008.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