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애송 사랑詩

등의 신비 / 신민규

문근영 2020. 3. 3. 01:28

등의 신비



등은 참 신비롭습니다.


평소에는 얌전하다가

옷을 여러 겹 껴입으면

한가운데가 가려워집니다.


손이 안 닿아 기둥 같은 데에

등을 대고 위아래로 몸을 흔들어 긁어도

안 시원합니다.


효자손이 없을 때는

효자인 동생 손으로라도

긁어야만 시원해집니다.


누군가가 등에 손가락 글씨를 쓰면

간지럽지 않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동시마중올해의 동시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