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독백
문태준
나를 꺼내줘 단호한 틀과 상자로부터 탁상시계로부터 굳어버린 과거로부터 검은 관에서 끄집어내줘 신분증과 옷으로부터
흐르는 물속에 암자의 풍경 소리 속에 밤의 달무리 속에 자라는 식물 속에 그날그날의 구름 속에 저 가랑비와 실바람 속에 당신의 감탄사 속에 넣어줘
나를 다음 생(生)에 놓아줘 서른세 개의 하늘에 풀어놓아줘
- 시집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문학동네, 2018)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엄정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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