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454)/ 노르웨이
베가 제도(Vegaøyan-The Vega Archipelago; 2004)
노를란(Nordland) 주, 베가(Vega)는 북극권 바로 아래에 있는 베가 섬을 중심으로 여러 섬이 모여 총면적 103,710㏊, 그 중 6,930㏊가 섬인 문화 경관을 형성하고 있는 유적지이다. 이 섬들은 인간의 거주를 반기지 않는 혹독한 자연 환경 속에서 어업과 오리털을 얻을 수 있는 ‘아이더’(eider; 솜털오리) 사육을 생계의 기반으로 삼아 생활하던 지극히 검소한 인류의 생활 방식을 보여 준다. 어촌 마을, 부두, 창고, 아이더 사육장, 경작지, 등대, 운항 신호등 등이 남아 있다. 베가 제도에는 석기시대부터 인간이 정주하였던 흔적이 남아 있다. 9세기 무렵, 오리털의 주요 공급지로 부상한 이곳 섬들에서 주민들은 소득의 약 ⅓을 이 오리털에서 얻었다. 베가 제도는 어부와 농부들이 지난 1,500년 동안 지켜 온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 솜털오리 사육에 기여한 여성들의 역할을 보여 준다.
베가 제도는 북극권에 인접한 혹독한 자연 환경 속에서 어부와 농부들이 과거 1,500년 동안 세대를 이어 지켜 내려왔던 솜털오리의 사육과 오리털의 생산 과정에 기여한 여성들의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솜털오리 사육은 오늘날 이곳의 고유한 산업이다. 문화유산은 베가 제도의 6,500개 이상의 섬, 작은 섬, 암초 그리고 그 주변의 얕은 바다로 구성된 바다 경관이다. 이것들은 해안선을 따라 열을 지어 서 있는 산을 배경으로 바다의 군데군데에 점을 찍듯이 흩어져 있다. 나무가 거의 자라지 않은 나지막한 섬들로 이루어져 시야를 가리지 않고 노출된 바다와 땅이 만들어 내는 멋진 풍경이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50개 이상의 섬에 사람이 거주하였거나 거주하고 있는데 대개는 계절적인 거주이다. 이러한 바다 경관은 육지로부터 10㎞ 떨어진 베가 섬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여러 섬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베가 섬은 매우 독특한 지질학적 특징이 인간의 정주와 생활을 위한 근본 토대를 형성하고 있다. 베가 군도는 ‘얕은 물로 덮인 평지’[strand flat] 지형, 다시 말해 나지막한 섬들이 점점이 보이는 드넓은 얕은 바다를 만들어내고, 육지에서는 피오르드(fjord)를 형성하는 파식 대지의 일부분이다. 이 군도는 노르웨이의 북대서양 해안의 모습과 동일한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 문화 경관은 훨씬 더 집약적이며 다른 어떤 곳보다 보존이 잘되어 있다. 어촌 마을, 부두, 창고, ‘아이더’ 하우스, 농경지, 그리고 등대나 운항 신호등과 같은 항해용 구조물이 베가의 바다 경관을 구성한다. 이 문화유산은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문화적 가치를 반영한다. 역사적 깊이 : 초기 석기 시대 거주민의 흔적이 광범하게 남아 있다. 베가 산의 낮은 등성이에서 100개 이상의 유적지가 발견되었으며, 그 중 일부는 육안으로 가옥 구조를 확인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유적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전체 유적지 수에 비하면 미미한 수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 중 가장 규모가 큰 정착 유적지는 매우 안전한 항구가 건설되어 있고 많은 유물이 발굴된 아스고르덴(Asgarden)이다. 규모가 더 작은 정착촌은 아마도 수렵지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베가 섬에서 발견된 이보다 이른 시기의 유적지는 사람들이 좀 더 낮은 땅으로 이주하면서 버려졌다. 집이 있던 둔덕, 들판 간격 표시용 돌무덤, 항구, 고분, 아이더 하우스 등 농경과 어로, 오리털 수집과 관련된 유물이 발견된 이곳에는 오늘날까지 지속적으로 인간이 거주하고 생계 수단으로 이용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독특한 형태의 정착 : ‘얕은 물로 덮인 평지’ 지형 덕분에 섬에서는 소규모로나마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해초를 이용해 덮기를 하고 적합한 흙을 차곡차곡 쌓아서 밭을 일구었다. 전통적인 ‘내야’[infield]와 ‘외야’[outfield]의 형태가 오늘날에도 확연하게 나타난다. 밭 이외에도 양과 소의 장기 방목, 낫으로 풀베기, 불 지르기 등의 과정을 통해 다양한 유형의 황야 지대가 개발되었다. 오늘날 볼 수 있는 많은 황야 지대의 식생은 이러한 과정과 연관이 있다. 사람이 살고 있는 56개의 섬 중에서 단 한 가구만 거주하는 섬이 있는가 하면 셰베르(Skjævær)나 베가 섬처럼 많은 사람이 거주하는 섬도 있으며, 대부분의 가옥은 계절에 따라 어로와 오리털 채집을 위해서만 이용되고 있다. 이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건축 자재는 나무였다. 극한의 기후에 노출된 가옥의 수명은 극히 제한적이어서 현재 남아 있는 건물 중에 100~200년을 넘긴 것은 거의 없다. 하지만 어로나 농경과 관련된 구조물과 달리 현존하는 가옥은 적지 않다. 특화된 직업-오리털 채집과 어로 : 가장 독특한 직업은 ‘다운’(down; 섬에서 대량으로 사육하는 솜털오리의 둥지에서 채집하는 부드러운 깃털)의 채집이다. 해변의 험준한 바위 아래에 돌이나 나무로 집을 짓고 해초를 벽에 덧대어 자연 상태의 둥지처럼 만들어 솜털오리가 해마다 같은 곳, 같은 아이더 하우스에서 둥지를 틀도록 유도한다. 이곳에서는 인간이 최초로 정주하였던 때부터 새를 사육했던 고고학적 증거가 남아 있고, 11세기의 산문집 <에길의 사가[Egil’s Saga]>에 나오는 것처럼 기록으로 작성된 증거도 남아 있다. 새알은 가정에서 사용하기 위해 채집하였다. ‘부화집’[nesting house]은 새들을 유인하는 역할을 했고 천적으로부터 피할 수 있는 쉼터가 되어주었다. 약 1만 년 전에 빙하가 후퇴함에 따라 어업과 바다 동물의 수렵이 시작되었다. 잡히는 물고기의 종류는 1년 내내 달라진다. 오늘날에는 실제 활동하는 어부의 수가 100년 전에 비해서 현저하게 감소하였다. 이와 같은 전통적인 어업의 흔적은 부두에서, 방파제에서, 창고에서, 보트 하우스에서, 그리고 브렘스테인(Bremstein) 등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바이킹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조선(造船) 전통은 오늘날에도 남아 있다. 문화적 전통 :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베가 제도의 전승은 어업과 농업, 오리털 채집의 전통과 관계된 것이다. 이 전승은 지명, 어부에게 필요한 주요 지형 지물, 제의, 민간 요법, 풍어와 풍작을 위해 달래주어야 하는 정령과 죽음과 재앙을 예언하는 정령을 포함한 이 지역 미신 등과 관련 있는 것으로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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