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면류관 / 성동혁

문근영 2016. 5. 6. 07:05

면류관

 

   성동혁

 

 

 

새들이 빈 나무에 가 투명하게 목매단다

 

저택의 지붕을 찢어 내고

햇볕이 부엌까지 든다

 

신성한 가시밭은 골짜기의 초입으로 들어와 자랐다

 

몸은 닦을수록 제물처럼 크다

 

걸을 때마다 튀는 파편

호수를 뒤집어쓴 돌무화과들이 성장한다

 

파편은

언덕을 오를 때 둥글어지고

 

벼랑을 따라 이끼들이 층계를 오르듯

자란다 눈감은 발자국이 과실을 무너뜨리고

 

새벽 화장실에서 트럼펫을 부는 소년은 나였다

수건이 거친 물결 모양 구름처럼 흘러갔었다

 

아버지의 빵을 먹었다

 

호수가 나의 다리에 와

붉게 언다

 

 

 

                       —《시작》2012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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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혁 / 1985년 서울 출생. 대진대 국문과 졸업, 동국대 대학원 문창과 재학 중. 2011년 《세계의 문학》신인상 당선으로 등단.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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