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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黃鳥歌 (외 1편) / 강영은

문근영 2016. 5. 2. 08:23

黃鳥歌 (외 1편)

 

   강영은

 

 

 

강물에게 입이 있다면 물결이리

옅고 짙은 이파리처럼 더러는 반짝이고

더러는 잠잠한 입

얼어붙은 잠을 씻어주는 강바닥의 돌멩이들도

저들끼리는 흐르는 입이리

부비며 부대끼며 잇몸 깨물던 강둑의 풀도

비애(悲哀)에 젖은 입술

수종사 종소리에 닿으면 저물녘이라 발음하리

두 갈래 혀가 만나고 헤어지는 두물머리

머리 둘 곳 없는 괴로움에 대하여

딱딱한 산그늘은 삼키고 노랗게 물든

꾀꼬리를 날려 보내리

나는 언제 내 노래를 부르나

강둑의 느티나무는

무릎이 시린 줄도 모르고 잎사귀 점을 치리

서산 너머 날아간 해는 어디쯤

종소리를 내려놓을까

종소리가 새들을 풀어놓을 때까지

물 위에 떠도는 푸른 시간들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

외로워라 이 내 몸은 뉘와 함께 돌아갈까*

흘러간 노래에 대하여 고민하는

일몰은 더욱 풍성해지리

 

 

———

*『삼국사기』고구려본기 「유리왕조」편.

 

 

 

                      —《시산맥》2013년 봄호

 

 

 

  앵무歌, 눈물의 이면

  

 

   눈물은 어디서 태어나나

   당신 눈 속에 괴어있다 꽃으로 피어나나, 당신 입속에 잠겨 있다 혀로 돋아나나

 

   뺨 위를 흐르는 꽃과 혀가 있어 어떤 날의 나는 오목렌즈, 어떤 날의 나는 볼록렌즈

 

   햇빛과 빗방울도 투명 렌즈를 낀 눈,

   제 맘대로 부풀거나 졸아든 돌덩이가 눈썹 아래 맺힌 검고 그윽한 그림자를 깨트리네

 

   내가 기르는 앵무새는 날개 죽지가 찢어지네

   우는 것은 방향이 다른 날개인가, 그림자와 상관없는 또 하나의 새인가

 

   오래 전에도 앵무새를 기르던 왕이 있었다 하네 거울 속으로 수컷 앵무새를 날려 보냈다 하네 거울 속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 울었다 하네

 

   울지 말아요,

   당신은 새장처럼 울기에 적당한 장소를 가졌잖아요

   그리고 또, 내가 아는 어떤 거울보다 나이가 많잖아요

 

   청동으로 깎아 만든 샘물에 내 얼굴을 비쳐보네

   허상은 깨지기 마련이라고, 청동 물결이 흔들리네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인 슬픔, 여전히 더듬거리는 눈자위

   나는 어디서 흘러온 강물일 까, 밤새 부푼 눈이 나무 가지에서 돋네

 

     ———

    *삼국유사』권2 기이(紀異) 흥덕왕 ‘앵무조’편

 

 

                       —《애지》2013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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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은 / 2000년 《미네르바》로 등단. 시집 『녹색비단구렁이』『최초의 그늘』『풀등, 바다의 등』등.

 

 

출처 : 작가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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