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종이 인형으로 만든 욘사마 보셨나요?
[전시] 롯데 정월대보름 축제 “조순희 닥종이 인형전”
▲ 롯데백화점 정월대보름 잔치 "조순희 닥종이 인형전" ? 김영조
1966년 10월 14일 경주 불국사석가탑 해체 공사를 하자 금동제 사리함이 안치되어 있었고, 그 둘레에는 목재소탑, 동경 등과 함께 닥종이로 된 두루마리 곧 다라니경이 하나 들어 있었다. 경의 폭은 6.7cm, 길이는 6m가 넘었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은 1200년 동안 좀벌레에 그 두루마리 일부가 침식되어 있던 것을 복원, 국보 126호로 지정되어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세계 최고의 목판인쇄물이고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종이이다. 즉 우리 조상들은 삼국시대 때 이미 닥을 종이의 원료로 해서 현대의 기술로도 만들기 어려운 종이를 제조했다. 1200년을 탑 속에서 보내고도 형체를 보존하고 있는 닥종이로 만든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우리 제지 기술의 우수성을 말해주고 있다.
그 닥종이를 이용하여 공예를 하는 이들이 있다. 특히 닥종이로 인형을 만들고 전시회를 하기도 한다.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닥종이 인형전을 연다고 하여 찾아가 보았다. 인형전을 연 이는 그리스도대학교 교육원 조순희 교수었다. 롯데백화점이 초청한 것으로 정월대보름 잔치의 하나였다.
▲ 조순희 닥종인 인형전 "풍물굿" ? 김영조
▲ 조순희 닥종이 인형전 "풍물굿" 중 지금은 사라진 남성의 성기를 표현한 "딩각"이라는 악기 ? 김영조
▲ 조순희 닥종이 인형전 "요사마 배용준과 최지우" ? 김영조
전시회는 풍물굿을 중심으로 명절에 즐기는 민속놀이들 곧 널뛰기, 그네타기, 쥐불놀이 등을 표현하였다. 특히 인상에 남는 것은 영남지방에는 일제의 강압으로 맥이 끊겼던 “꽹말타기(호미씻이)”라는 민속놀이에서 연주했었지만 지금은 자취를 감춘 “딩각”을 선보였다. 또 일본 전시회 때 일본 여성들의 인기를 얻었던 욘사마 배용준과 최지우 인형이다.
조순희 작가는 속해있는 닥종이 인형 작가 모임인 “9닥다리” 회원들과 함께 일본전을 했었는데 일본 여성들의 인기는 물론 재일교포들도 눈물을 흘리며 좋아했다고 전한다. 작가는 종이접기 15년에 닥종이 인형만 10여 년을 만들어 왔다고 했다. 그녀는 ”한 겹 한 겹 붙여가면서 만든 작품은 10달 동안 임신하고 출산하는 과정과 똑같았다고 말한다.
▲ 조순희 닥종이 인형전 "널뛰기" ? 김영조
▲ 조순희 닥종이 인형전 "그네타기" ? 김영조
▲ 조순희 닥종이 인형전 "쥐불놀이" ? 김영조
그러면서 닥종이 인형과 산 세월 동안 아이가 밥도 안 해 줄 때가 있었다고 폭로한 적이 있을 정도로 닥종이 인형이 그녀의 분신이었음을 내비친다.
그런데 전시날짜를 이틀이나 연장했는데도 전시회를 주최한 롯데백화점 담당자가 모르고 있었다는 점은 놀랍기만 하다. 또 전시장이 백화점 들머리 곧 야외여서 추운 겨울에 작가와 관람객이 떨도록 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그럼에도, 이윤 극대화에 철저한 백화점에서 이렇게 닥종이 인형 전시회를 유치했다는 것은 크게 칭찬해도 지나치지 않은 일이다. 기업이 이익 일부를 문화를 통해 사회에 환원하는 모습에 관람객들은 흐뭇해하고 있었다.
▲ 조순희 닥종이 인형전 중 널뛰기, 그네타기, 쥐불놀이 등 민속놀이을 모았다. ? 김영조
▲ 조순희 닥종이 인형전 중 풍물굿 앞에 앉아있는 아이를 엄아가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 김영조
▲ 조순희 닥종이 공예작품에 불을 켠 모습 ? 조순희
▲ 조순희 닥종이 인형전에서 풍물굿을 설명하는 조순희 작가 ?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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