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 둘 상식

[스크랩] 동아시아 최고 금속공예품 백제금동대향로를 보셨나요?

문근영 2016. 3. 30. 02:00

 

동아시아 최고 금속공예품 백제금동대향로를 보셨나요?

부여박물관, 향로 발굴 15돌 기념 ‘백제 금속공예전’ 열려

 

   

▲ 동아시아 최고 금속공예품 백제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 ?김영조

 

 

1993년 12월 12일 야간 발굴을 통해 나온 450여 점의 유물들에 부여박물관 관계자들은 넋을 잃었다고 했다. 그 가운데 이들을 가장 흥분하도록 했던 것은 바로 1,500여 년 땅속에 묻혀있다가 햇빛을 본 백제금동대향로(이하 대향로)였다. 이후 이 대향로는 중국 박산향로의 기본 형태를 이어받긴 했지만 백제인의 생각과 기술 그리고 창의력이 합쳐진 다른 나라에는 없는 전혀 새로운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향로는 높이 64㎝, 무게가 11.8㎏에 이르는데, 맨 위의 봉황과 용 받침대까지 모두 네 부분으로 구성됐으며, 신선계, 인간계, 저승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또 대향로는 완함, 북, 거문고, 배소, 종적(縱笛·피리)을 연주하는 5명의 악사와 함께 기마수렵상 등 특색이 있는 16명의 인물상이 향로에 있다. 그뿐만 아니라 봉황, 용을 비롯한 상상 속의 짐승과 함께 호랑이, 사슴 등 39마리의 현실세계 동물들이 같이 있다.

 

뚜껑 꼭대기에는 별도로 붙은 봉황이 목과 부리로 여의주를 품고 날개를 편 채 힘있게 서 있는데, 길게 약간 치켜 올라간 꼬리의 부드러움은 백제적 특징이라고 평가된다. 봉황 앞 가슴과 악사상 앞뒤에는 5개의 구멍이 뚫려 있어 향 연기를 자연스럽게 피어오를 수 있게 하였다. 몸체는 활짝 피어난 연꽃을 닮았고, 받침대는 그 연꽃 밑부분을 입으로 문 채 하늘로 치솟듯 떠받는 한 마리의 용이 되었다.

 

 

▲ 백제금동대향로 맨 윗부분 봉황     ? 김영조

 

 

▲ 백제금동대향로 본체를 두 방향에서 바라보았다.     ? 김영조

 

 

▲ 백제금동대향로 받침, 용이 꿈틀거리며 향로를 받치고 있다.     ? 김영조

 

 

이렇게 대향로는 정교함과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어 동아시아 고대 금속 공예의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대향로는 1996년 5월 30일 국보 제287호로 지정되었다.

 

같이 발굴된 은제 팔찌 안쪽에 ‘경자년(庚子年, 520) 2월 다리(多利)라는 사람이 대부인(大夫人), 즉 왕비를 위해 230주(主)를 들여 만들었다’라고 쓰여져 있어 언제, 누가, 왜 만들었는지에 분명한 근거가 되었다고 한다.

 

이런 출토품 곧 백제시대 장인들이 꽃피웠던 예술혼을 감상할 기회가 마련됐다. 국립부여박물관(관장 권상열)은 이 대향로 발굴 15돌을 기념해 ‘백제의 숨결 금빛 예술혼, 금속공예’라는 주제의 특별전을 내년 3월 23일까지 여는데 특히 제2전시실에는 이 대향로를 가까이서 자세히 볼 수 있다.

 

지난 12월 24일 부여박물관 전시실을 찾은 나는 참으로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앞뒤 좌우로 골고루 돌아가면서 보고 또 보고,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아니 이렇게 섬세하고 뛰어난 아름다운 작품이 정말 1,500여 전에 만들었던 것이란 말인가? 예전 복제품을 본 적은 있었지만 실물을 본 느낌은 정말 그 자리를 쉽게 뜨지 못하게 했다. 전통무용가 이승희 선생이 얼마 전 보았다며 전해준 정보에 나는 감사할 따름이었다.

 

 

 

▲ 부여 부소산성 출토 금동광배     ?김영조

 

 

▲ 지난해 한국고고학 최대 발굴성과로 기록된 부여 왕흥사지 출토 백제

창왕(위덕왕) 시대 사리기(沙利器)(왼쪽)와 예산 동서리 출토 한국식동검     ?김영조

 

 

이번 전시회는 대향로와 함께 명문이 새겨진 팔찌 외에도 부여 부소산성 출토 금동광배, 예산 동서리 출토 한국식동검, 풍납토성출토청동자루솥, 지난해 한국고고학 최대 발굴성과로 기록된 부여 왕흥사지 출토 백제 창왕(위덕왕) 시대 사리기(沙利器) 등 다양한 유물 300여 점을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대향로와 같이 제2전시실에 있는 호자를 꼭 보기 권한다. 1979년 3월 부여 군수리에서 출토된 마치 동물이 앉아있는 모습으로 얼굴 부위에는 둥그렇게 구멍이 뚫려있는 것인데 높이가 25.7cm, 주둥이의 지름은 6.6cm다.

 

이 이상한 모양의 그릇은 ‘호자(虎子)라고 부른 남성용 소변기로 짐작한다. 그 까닭은 중국에서 이와 같은 것들이 발굴되었는데 문헌에 소변통이라고 쓰여있기 때문이다. 중국 역사서를 보면 옛날에 기린왕이라는 산신이 호랑이의 입을 벌리게 하고, 거기에 오줌을 누었다고 전하며, 새끼호랑이 모양을 하고 있다고 호자라고 부른 것으로 짐작된다.

   

▲ 부여 군수리 출토 호자, 남성용 소변기로 짐작한다.     ? 김영조

 

 

▲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나온 목간(木簡)     ? 김영조

 

 

▲ 국보 제293호 금동관세음보살입상     ? 김영조

 

 

▲ 부여 구봉리 출토 거친무늬거울     ? 김영조

 

 

그밖에 금동광배도 눈길을 끈다. 부여 부소산성에서 출토된 불상 머리 뒤의 빛을 나타낸 의장으로 몸에서 나오는 빛을 형상화한 광배(光背)는 백제 도금 기법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나온 목간(木簡), 국보 제293호 금동관세음보살입상, 부소산 출토의 연고무늬수막새와 용마루기와 등도 지나칠 수 없다.

 

우리 겨레의 상고시대 고구려·백제·신라 중 가장 예술감각이 뛰어난 나라는 백제였다고 한다. 하지만, 대향로가 발굴되기 이전엔 그것을 짐작만 할 뿐이었다. 이제 우리는 화려했던 백제의 예술에 감탄할 기회를 맞았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는 방학을 맞은 아이와 함께 부여박물관에서 백제금동대향로와 함께 하는 감동을 맛보면 좋을 일이다.

 

출처 :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글쓴이 : 김영조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