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변
배정훈
細竹이 늘어선 마을 어귀 어린 백구가 강동거리며 뛰놀고
주인 모를 고깃배들 붉고 푸른 깃발이 비늘처럼 결을 타고 운다.
수족관마다 산호 마냥 쌓인 게들 울긋한 소주 향내와 같이 타는 겨울 바다
더불어 붉어지는 한 세상을 지켜보며
술 취한 어부들 때로는 수줍었고 번잡했던 삶의 그물을 거둔다.
바다야 온전하겠지만 바람 많은 동네에 터 잡고 낚는 세월은
고래처럼 그리 만만한 게 아니라.
부네 손등에는 손금이 놓이고 짓지 않아도 될 쓴 근심이
壽衣처럼 짜였더라.
창자처럼 이어진 골목들 일렁이는 불빛들
애 끓는 斷腸도 한 시절인데 창을 두드리는
주먹 쥔 海風부대끼는 댓닙
그 새로 바다의 눈시울이 붉다.
배정훈
1982년 경북 울진 출생
안동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전 울진신문사 프리랜서 칼럼니스트
12회 삶의향기 동서문학상 가작, 7회 전국장애인문화공모전 가작 수상
출처 : 수천윤명수시인과함께
글쓴이 : 수천/윤명수&짝꿍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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