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 : 김규동 , 문정희
작품 수준으로 보면 대여섯 명이 비슷하다.그런데 ‘건봉사 불이문(乾鳳寺不二門)’이 취해진 것은 현실적으로 그나마 진취적이라는 인상 때문이다.이 시는 기술면에서 보면 그렇게 새로운 점이나 무슨 특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노래가 듣기에 개운하고 또 한편 침통한 맛을 전해주니 이것은 이 작자가 구사하는 작품의 비결이 아닐까한다.
결국 하고자하는 말은 인간무상이나 그렇더라도 이 시가 풍기는 멋은 매우 세련되어 있다.좀 더 적극적인 현실참여,혹은 역사적 실천의 사상적 배경이 뒤에 묻어나왔더라면 아마 이덕완은 큰 시인 소리를 장차 듣지 않을까.
삶의 진실과 체험!그것을 더욱 돈독히 할 것을 당부드린다.
당선시 : 건봉사 불이문
이덕완
1954년 경기 파주 출생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 수료
건봉사 불이문
두 개인 듯 하나로 보이는 구름 한 조각 금강산과 향로봉에 걸쳐있다 나는 아내와 함께 건봉사 불이문에 들어선다
부처님 치아사리 모신 적멸보궁(寂滅寶宮)에는 불상이 없고 계곡 건너 금강산 대웅전엔 부처가 환하다 만해(卍海)의 뜨거운 발자국이 보일 듯 돌다리를 경계로 금강산과 향로봉이 포개진다
같고 다름이 하나인데 이 곳에는 모두가 둘이라니 민통선 철조망이 반세기동안 녹슨 풀섶에서 가람을 두르고 있다 반야심경(般若心經) 독경 소리가 풀향기에 섞인다 깨진 기왓장에 뒹구는 낡은 이념들 초병들의 군홧발 자국 절마당에 가득한데 목백일홍나무에서 떨어지는 자미꽃의 핏빛 절규는 나무아미타불탑 위의 돌봉황에 실려 북으로 가는가,갔는가
적멸보궁 터진 벽 뒤로 날아가는 하얀 미소를 보며,아내와 난 보살님이 준 콩인절미를 반으로 나누어 먹는다
출처 : 작가 사상
글쓴이 : 엘시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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