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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조 짓기 첫걸음 - 제 6 강 시조의 압운 / 김상은 시인

문근영 2014. 5. 1. 15:38

 

시조 짓기 첫걸음

 

김상은 시인

 

제 6 강 시조의 압운

 

  리듬(rhythm)을 보통 운율(韻律)이라 번역한다. 운율이란 운과 율, 즉 압운(押韻)과 율격(律格)을 이르는 말이다. 율격에 대하여는 이미 앞 장에서 말 한바 있다. 여기서는 압운에 대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압운이란 서양 시(詩)나 한시(漢詩)에서 볼 수 있는 시 창작법의 하나로서 일정한 위치에 같은 음을 압운하여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형식이다. 시조에서는 서양 시나 한시에서와 같은 압운 형식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의 언어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시조는 우리대로의 음운을 가지고 있다.

  음(音)은 음소(音素)와 음소 군(音素群)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음소란 음의 최소 단위인 모음과 자음의 소리를 의미하고, ‘음소 군’이란 음절, 낱말, 구절이나 문장을 읽을 때 나는 소리를 의미한다.

  그리고 음소(모음이나 자음)나 음소 군이 그 위치에 따라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것을 음위율(音位律)이라고 한다. 음위가 각 행의 머리에 위치하여 반복되면 두운(頭韻)이라 하고, 각 행의 중간에 위치하여 반복되면 요운(腰韻)이라 하고, 각 행의 끝에 위치하여 반복되면 각운(脚韻)이라 한다. 이러한 운이 성립할 경우 이들 사이에는 통사적 의미관계가 형성되어야만 참다운 운으로서의 자격이 있다. 그리고 이들 갖가지 운은 우리말의 경우 자유시의 경우와 정형시인 시조의 경우와의 사이에는 또 다른 면이 있다고 봐야 한다. 위에 설명한 음위율은 대개 자유시나 정형시인 시조에 일반적으로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시조의 경우는 음보를 기준으로 음위를 따져 보는 것도 제격에 맞는 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행을 어떻게 배치했던 간에 음위가 첫 음보에 있느냐, 아니면 둘째 음보나 셋째음보 또는 넷째 음보에 있느냐에 따라 두운, 요운, 각운을 따지는 것이 시조다운 음위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때로는 그 내재율에 따라 행을 분절하여 음위율을 적용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시조의 이러한 음위론에 따른 예를 들어보자.  

 

  1) 두운 및 자음 운의 예

 

의 뫼 억새밭에 불잽이 손 뻗쳤다

기둥 구름기둥 하늘높이 솟아라

타는 저 우렛소리 이 강산 고함소리.

 

        ⎯김상은의 <화왕산> 첫째 수

 

* 이 경우, 첫 음보(이 경우는 첫 행으로 봐도 된다)의 첫 음절이 모두 같은 음(소리)을 내는 두운이요, 동시에 음소인 초성이 ‘ㅂ'으로서, 그리고 종성이 모두 ‘ㄹ'로 된 자음 운으로서의 두운이다.

 

  2) 두운 및 모음 운의 예

 

건너기 위해

서있고

 

적시기 위해

철석거린다

 

물에

이 빠질까

배 한 척

띄우는 강

 

  ⎯신응순의 <내 사랑은> 전문

 

* 이 시는 3장을 3연 12행으로 분절하여 늘여 놓았다. 초장의 첫 음보의 첫 음절의 음절이 ‘강’으로 되어 있고 중장은 셋째 음보의 첫 음절이 ‘강’으로 되어 있어서 좀 불안한 감이 있으나 종장의 첫 음보가 ‘강’으로 되어 있어서 두운으로서 충분한 요건(두 번 이상의 규칙적 반복)을 갖추고 있다. 한편 ‘강’ ‘산’ ‘산’ ‘강’ 강, ‘산’이 모두 그 음소가 행의 첫 음절에 위치한 ‘ㅏ’ 모음으로 된 모음 운을 아우르고 있다.

 

  3) 요운의 예

 

내 초년 무쇠 종은 새벽 깨워 천당, 천당

내 중년 스피커 종은 세상 깨워 구원, 구원

내 말년 벙어리 종은 내 영(靈) 깨워 사랑, 사랑.

 

           ⎯김상은의 <벙어리종> 전문

 

* ‘종은’이라는 두 음절이 각 행의 허리 부분에서 규칙적 반복을 이루고 있으므로 이 시조는 요운에 속한다. 각 행의 첫 음절이 모두 ‘내’로 반복되고 있으니 두운에도 해당된다.

 

  4) 각운의 예(1)

 

그 꽃은

작은 싸리꽃

아 산들한 가을이었다.

 

봄 여름

가리지 않고

언제나 가을이었다.

 

말라서

바스러져도

향기 남은 가을이었다.

 

     ⎯김상옥의 <싸리꽃> 전문

 

* ‘가을이었다’라는 음절이 각 연의 셋째 행의 말미에 위치하여 규칙적 반복을 하므로 이는 각운에 해당한다.

 

     각운의 예(2)

   

내 고향

코스모스

가을빛이 고와라

 

파랗게

색칠을 한

하늘빛도 고와라

 

무지개

꿈 그리며 걷는

내 마음도 고와라.

 

   ⎯김상은의 <고향 길> 전문

 

* ‘고와라’가 각운이다.

 

* 물론 압운도 여러 모양으로 분류할 수 있으나 다 설명하기는 복잡하고 어려운 점이 많다. 어떻든 우리말 시의 압운은 소리의 반복성과 규칙성을 위주로 하고 있다. 그 반복이 종(縱)으로 전개되든지, 아니면 횡(橫)으로 전개되어도 규칙적 반복이 이루어진다면 그 음위(音位)에 따른 압운이 정해진다.

 

  지금까지 압운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그러나 이 압운에 대한 논의는 그 논점에 따라 이론(異論)이 구구(區區) 할 수 있을 여지가 많다. 특히 시조에 있어서는 시행(詩行)을 기준으로 음위를 말하는 것뿐 아니라 음보 단위로 그 압운을 논의할 여지도 있음을 이 기회를 통해서 제안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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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우가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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