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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 아침의 시 / 김영석 - 물까치는 산에서 산다

문근영 2014. 4. 26. 11:19

이 아침의 시 / 김영석
 
서대선

물까치는 산에서 산다
 
                                김영석
 
연푸른 물빛 날개를 달고
물까치는 산에서 산다
이 나무 저 나무 옮겨 다니며
정금나무 열매도 하릴없이 쪼아보다가
보랏빛 해거름에
수풀이 물여울 수초처럼 흔들리면
메마른 부리를 날개에 적셔본다
물이 산이 될 때까지
물가에서 산을 그리며 살았듯이
산이 물이 될 때까지
산 속에서 물을 그리며
물까치는 산에서 산다.
 
 
# 물까치(azure-winged magpie)는 참새목 까마귀과에 속하는 우리나라 텃새랍니다. 날개와 꼬리 부분이 물빛 푸른색이 도는 아름다운 새랍니다. 20-30마리씩 군집해서 다니므로 물까치들이 마을로 날아들면 푸르른 바닷물이 밀물처럼 흘러드는 느낌이 들지요. 나선형으로 떼를 지어 나뭇가지 사이를 나를 때면, 메마르고 텅 빈 것 같던 겨울나무 사이로 푸른 물길이 흘러 나무도 촉촉해 보인답니다. 
 
첫눈이 내리면서부터 마당 한쪽 탁자위에 넓은 접시를 놓아두고 새들의 먹이를 놓기 시작하여 3월 말까지 계속 먹이를 준비해 둔답니다. 까치나 직박구리, 산까치, 물까치들을 위해서는 쌀과 보리를 준비하고 참새처럼 작은 새들을 위해선 좁쌀을 준비 한답니다. 새들도 미각이 발달해서 빵 종류를 아주 좋아해요. 큰새를 위해선 빵조각을 구슬 알 만하게 잘라 놓고, 작은 새들에겐 손으로 잘게 비벼서 주지요. 빵조각을 두발로 끌어안고 나뭇가지에 앉아서 맛있게 쪼아 먹는 모습을 보면, 입맛이 짧았던 어린 시절 무어라도 먹는 모습을 대견하게 바라보시던 부모님 마음이 제 안에서 웃고 계신답니다. 가끔 영양의 균형을 위해 과일 껍질도 잘라서 주는 데 사과를 제일 좋아해요. 토마토를 놓았더니 감 인줄알고 덥석 물었다가 맛이 다르니 그냥 쿡쿡 찔러보기만 하더군요.
 
겨울 어느 늦은 오후 고단하게 경사진 둔덕을 걸어 집으로 올라오는데 마당 안쪽에서 전기톱 돌아가는 소리가 나는 거예요. 빈 집 마당에 누가 전기톱으로 무얼 하고 있을까하고 황급히 마당으로 들어서니, 한 삼십여 마리의 물까치가 나뭇가지에 둘러 앉아 마당 한 귀퉁이에서 동그랗게 몸을 말고 있는 길고양이를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그중 리더격인 물까치 한마리가 길고양를 몹시 다그치고 있던 소리였답니다. 오후의 피곤이 순식간에 달아나고 마음에 푸른 물끼가 돌아 촉촉해지더군요.
 
그렇군요. 물까치가 “산에서 사는”이유를 알겠군요. “산이 물이 될 때까지” 그래서 메마른 마음들을 적셔줄 때 까지, “산속에서 물을 그리며” 오늘도 이산 저산으로 물길을 내며 파도처럼 흘러 다니는 거군요.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신구대학교수 dsseo@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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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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